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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 홈런왕의 쿨한 리스펙트..."디아즈 TV로 보며 응원, 내가 다치지만 않았다면..." [창원 현장]

기사입력 2025-08-09 10:07


'괴력' 홈런왕의 쿨한 리스펙트..."디아즈 TV로 보며 응원, 내가 다…
사진=김용 기자

[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TV로 볼 때 선수로서 응원을 하게 되더라."

라이벌 관계고 밀리는 상황이 아쉬울 수 있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는 모습이 쿨했다. 지난해 홈런왕 데이비슨(NC)이 올해 홈런왕을 사실상 '예약'한 디아즈(삼성)에 '리스펙트' 메시지를 보냈다.

데이비슨은 지난해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그리고 가공할 파워를 선보이며 홈런 46개를 몰아쳤다. 38개의 김도영(KIA)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홈런왕 타이트을 차지했다. 그리고 NC와 1+1년 총액 320만달러 '대박 조건'에 재계약까지 맺었다.

하지만 올해는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초 허리 부상에, 햄스트링까지 다쳤었다. 그리고 지난달 삼성 라이온즈 이재현과 충돌하며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데이비슨은 6주 진단을 받고 3주 만에 돌아왔다. 내년 계약 연장이 구단 옵션이라 투혼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팀이 5강 경쟁에서 힘겨운 상황에서 그냥 지켜만보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방망이를 다시 잡았다. 그리고 복귀 첫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더니, 8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도 결승 투런포를 쳤다. 시즌 20호. 두 시즌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물론 46홈런을 쳤던 선수에게 20홈런은 큰 의미가 없겠지만 말이다.


'괴력' 홈런왕의 쿨한 리스펙트..."디아즈 TV로 보며 응원, 내가 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데이비슨이 건강만 했다면, 올해 홈런왕 경쟁은 정말 재미있을 뻔 했다. 지난해 대체 선수로 합류해 올해는 KBO리그에 완전히 적응을 끝낸 삼성 디아즈가 엄청난 홈런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벌써 36홈런이다. 지난해 데이비슨이 보여준 페이스와 꼭 닮았다. 홈런 2위가 KIA 위즈덤인데 23개. 디아즈와 하위 선수들 차이가 너무 커 홈런왕 경쟁은 디아즈의 승리로 싱겁게 끝난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홈런왕 2연패를 목표로 삼았을 데이비슨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아쉽지 않을까. 디아즈가 105경기를 뛰는 동안 데이비슨은 70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데이비슨은 "나도 부상으로 세 차례 빠지지 않고 타석에 있었으면 대등하게 경쟁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부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아쉬워했다. 디아즈와의 경쟁 의식을 숨기지 않은 것.


'괴력' 홈런왕의 쿨한 리스펙트..."디아즈 TV로 보며 응원, 내가 다…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경기. 8회 추격하는 솔로홈런을 날린 삼성 디아즈.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8.06/
하지만 바로 '리스펙트' 모드로 들어갔다. 데이비슨은 "경쟁은 경쟁이고, 디아즈 선수를 정말 존경한다. 이번 시즌을 환상적으로 보내고 있다. 홈런, 타점, 타율 모두에서 말이다. TV로 지켜보는데, 그냥 선수로서 응원하게 된다. 디아즈 선수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서, 엄청난 레이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젓하게 밝혔다.


데이비슨은 마지막으로 "나도 타석 수 대비 홈런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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