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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선상 2루타? 1루수 실책? "이정후에 2루타를 줄 것 같은데, 아니네요", 중계진도 안타까워한 7G 연속 장타 실패

기사입력 2025-08-09 20:13


우익선상 2루타? 1루수 실책? "이정후에 2루타를 줄 것 같은데, 아니…
워싱턴 내셔널스 1루수 나다니엘 로가 6회말 이정후가 친 우익선상 타구를 글러브 밑으로 빠트리고 있다. 이 타구는 안타가 아닌 실책으로 기록됐다. 사진=MLB.TV 캡처

우익선상 2루타? 1루수 실책? "이정후에 2루타를 줄 것 같은데, 아니…
이정후가 4회초 수비를 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과연 2루타를 '도둑맞은' 것일까.

이정후는 9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3연전 첫 경기에 6번 중견수로 출전해 1안타 2득점을 올리며 5대0의 완승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안타성 타구 하나가 실책으로 기록되면서 4타수 2안타가 아닌 4타수 1안타가 됐다. 0.260으로 올랐어야 할 타율이 0.258(415타수 107안타)을 유지했다.

1회말 1사 1,2루와 3회 2사 2,3루 득점권 찬스에서 좌익수 뜬공, 1루수 땅볼로 아웃된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6회말 1사후 세 번째 타석에서 우측으로 강한 타구를 쳤다.

워싱턴 우완 선발 제이크 어빈의 초구 몸쪽으로 떨어지는 90.5마일 직구를 잡아당겨 1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99.3마일의 총알처럼 흐르는 땅볼을 날린 것. 그런데 워싱턴 1루수 나다니엘 로가 자신의 왼쪽으로 움직이며 허리를 숙여 글러브를 갖대 댔으나, 타구는 밑을 지나 우측 파울 지역으로 흘렀다. 이정후는 2루까지 진루했다.


우익선상 2루타? 1루수 실책? "이정후에 2루타를 줄 것 같은데, 아니…
이정후가 6회말 실책으로 출루한 뒤 케이시 슈미트의 투런홈런 때 홈을 밟고 뒤이어 들어오는 슈미트를 격하게 환영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야수에 하나도 닿지 않아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2루타였다. 하지만 공식 기록원은 1루수의 수비 실책으로 표기했다. 로가 글러브를 좀더 정확히 내려 맞춰서 댔다면 잡을 수 있는 타구라는 판단이었다. 스탯캐스트는 이 타구의 기대 타율을 0.350으로 봤다. 2루타로 인정받았다면 이정후는 7G 연속 장타 행진이 됐을 터.

현지 중계진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는 "이정후가 친 공이 1루수 글러브 밑을 지나갑니다. 이정후가 힘차게 달립니다. 아마 이정후에게 2루타가 주어질 것 같습니다"라고 하더니 "그렇지 않군요. 로에게 실책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반대편으로 목표를 잡았다가 방향을 바꿨는데 공이 밑으로 지나갑니다. 1루수 에러가 맞는 거 같습니다"라고 설명을 번복했다.

느린 화면으로 보니 로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었다. 중계진은 이어 "공식 기록원은 알렉산드라 어빈입니다. 실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프레스 박스를 쳐다보고 주먹을 휘두르며 외치세요"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살아나간 뒤 케이시 슈미트가 어빈의 초구 한 복판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해 4-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어쨌든 이정후가 만들어 놓은 찬스에서 점수를 뽑아 승기를 잡은 것이다.


우익선상 2루타? 1루수 실책? "이정후에 2루타를 줄 것 같은데, 아니…
8회말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이정후가 후속 패트릭 베일리의 적시타 때 홈을 밟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정후는 아쉬울 법도 하지만 다음 타석에서 침착하게 기어코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쐐기 득점까지 올렸다.

8회말 선두타자로 들어선 이정후는 좌측으로 안타를 터뜨렸다. 워싱턴의 일본인 좌완투수 오가사와라 신노스케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6구째 바깥쪽 높은 코스로 날아든 90마일 직구를 가볍게 밀어쳐 타구속도 97.6마일의 좌전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슈미트의 3루수 땅볼로 2루로 진루한 이정후는 패트릭 베일리의 내야안타 때 쏜살같은 주력으로 홈까지 파고들었다. 베일리의 타구가 3루 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는 땅볼이 되자 워싱턴 포수 드류 밀러스가 잡아 1루로 던졌다. 송구는 높았고 베일리는 세이프가 됐다.

이때 3루를 돈 이정후는 1루 상황을 보더니 지체없이 홈으로 쇄도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당황한 워싱턴 1루수 로가 홈으로 던질 겨를도 없었다. 5-0으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베이스러닝과 득점이었다.

8월 들어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이정후는 타율 0.258(415타수 107안타), 6홈런, 46타점, 58득점, OPS 0.735를 마크했다. 8월 7경기에서 타율 0.393(28타수 11안타)의 고감도 타격감을 뽐내는 중이다.

3연승을 달린 샌프란시스코는 59승57패를 마크, NL 서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5위를 지켰다. 와일드카드 3위 뉴욕 메츠(63승53패)와의 승차는 4게임으로 줄었다. 최근 뉴욕 메츠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2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샌프란시스코의 8월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가을야구를 굳이 포기해야 했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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