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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사실 포수도 던지면 안 되고, 3루 주자도 뛰면 안 되는 상황인데..."
상황은 이랬다. 김주원의 볼넷에 최원준이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타석에는 가장 잘 치는 3번 박민우. 여기에 주자 두 명 모두 빠르고 작전 수행을 잘하는 선수들. 점수 내기 너무 쉬운(?) 상황인데, 충격의 무득점이었다.
박민우가 못 친게 아니었다. NC가 KIA의 허를 찌르려 했다. 1루 주자 최원준이 뛰었다. KIA 포수 김태군이 2루로 공을 던졌다. 그걸 본 3루 주자 김주원이 홈으로 뛰는데 공이 2루가 아닌 유격수 박찬호에게 갔다. 박찬호가 공을 잡자마자 다시 홈으로 뿌려 3루 주자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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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치열한 양팀의 머리 싸움이었던 것이다. NC는 김태군이 공을 던지는 걸 보고 3루 주자를 출발시켰다. 김주원의 발이 빠르니, 김태군이 2루 송구를 하면 그 사이 홈에서 살 수 있다는 계산. KIA는 거기서 한 번 더 생각을 했다. 자신들이 공을 던지는 걸 보면, 3루 주자가 출발할 거라 생각하고 모험수를 건 것이다. 유격수 커트 사인이었다. 3루 주자가 만약 안 뛰면, 1루에서 출발한 최원준이 2루에서 살아 무사 2, 3루가 될 수 있지만 3루 주자가 뛸 거라는 판단에 '도박'을 한 건데 그게 대성공이었던 것이다. 이호준 감독은 "KIA가 우리가 이런 작전을 많이 쓰는 걸 알고 정말 대처를 잘 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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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플레이 하나 하나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고 어떤 지략 싸움이 벌어지는지 알고 보면 야구는 더 재밌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