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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6점차에 3회부터 도루 금지?
이에 대해 최원호 해설위원은 "뛰지 말라는 것 같아요"라고 추측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상대를 자극하면서까지 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야구에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승부가 사실상 결정난 상황에서는 1점을 더 짜내기 위한 적극적인 작전을 지양한다. 도루나 보내기번트, 치고 달리기 등이 해당된다.
지난 5월 5일 고척 KIA-키움전에 불문율 논란이 발생했다. KIA가 11-0으로 앞선 6회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친 정해원이 2루 도루를 했다. KIA 측은 공격을 마치고 정해원을 키움 더그아웃 쪽으로 데려가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한화와 LG의 처지는 달랐다. 3회 밖에 되지 않은 데다가 6점 차는 아직 긴장을 해야 하는 거리다. 선두 싸움이 걸린 빅매치였다. 어떻게 해서든 1점이라도 더 뽑아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 했다. 한화가 3회부터 승부를 포기했다고 볼 징후는 당연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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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도루 금지 사인이 맞았느냐를 짚어볼 수 있다.
도루 금지가 맞다면 '배려'가 아닌 다른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부상 방지다. 야구에서 도루는 가장 부상 위험이 큰 플레이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끌어올리면서 슬라이딩까지 필수다. 최근 햄스트링 부상이 잦아졌다. 수비수와 충돌하는 장면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베이스를 손으로 쓸면서 손가락을 다치기도 한다.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부상까지 무릅쓸 필요는 없다.
두 번째 이유는 '흐름'이다. 주루사는 상대팀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다. 초반 분위기가 괜찮은데 괜히 무리한 주루플레이를 했다가 아웃카운트를 낭비하면 한화의 기를 살려주기 때문이다.
LG는 3회말 도루 없이도 착실하게 1점 추가에 성공했다. 신민재의 볼넷과 문성주의 안타로 베이스를 꽉 채웠다. 오스틴이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만들었다. 3회까지 7-0으로 도망간 LG는 끝까지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