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눈앞인데…' 흔들리는 한화에 선전포고? "증명하러왔다" 벨라스케즈 위한 롯데의 초광속 일처리, 한화를 놀라게 했다 [부산포커스]

최종수정 2025-08-10 10:31

'대기록 눈앞인데…' 흔들리는 한화에 선전포고? "증명하러왔다" 벨라스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SG와 롯데의 경기가 우천취소된 가운데 롯데의 새 외인투수 벨라스케즈가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9/

'대기록 눈앞인데…' 흔들리는 한화에 선전포고? "증명하러왔다" 벨라스케…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8/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기러 왔다. 증명하러 왔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빈스 벨라스케즈(33)의 일성이다.

외국인 선수 등록시한 마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영입한 새 얼굴. 롯데의 일처리가 일사천리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8일 한국에 입국했다. 시차적응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를 지켜본 그는 9일에는 주전 포수 유강남을 상대로 첫 캐치볼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추적추적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벨라스케즈의 표정은 밝았다.

당초 김태형 롯데 감독은 "벨라스케즈를 12일 한화 이글스전 선발로 내겠다"고 밝혔다. 롯데 구단 관계자도 "11일 중 비자 처리를 마칠 예정"이라고 재확인했다. 입국 3일만에 비자 업무를 마치고, 퓨처스 등판 등의 과정 없이 곧바로 1선발로 출격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10일 예정이 바뀌었다. 벨라스케즈가 아직 시차적응중이고, 이날 불펜투구를 했음을 고려해 예정대로 에릭 감보아를 12일, 벨라스케즈는 수요일에 선발로 나서게 됐다.

어찌됐든 한화와의 3연전에서 12일 감보아와 폰세, 13일 벨라스케즈와 라이언 와이스의 맞대결이라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대기록 눈앞인데…' 흔들리는 한화에 선전포고? "증명하러왔다" 벨라스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선발 폰세가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뒤 포효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30/
폰세는 올시즌 22경기 138⅔이닝을 소화하며 14승무패, 평균자책점 1.69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KBO 기록인 개막 14연승 타이를 이룬 상황, 신기록 도전의 길목에서 감보아란 강적을 맞게됐다.


최근 한화는 불펜과 타선 침체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 폰세의 연승행진이 이어질 지 미지수다. 폰세와 함께 후반기에도 원투펀치로서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 와이스 입장에선 벨라스케즈라는 날벼락을 맞게 됐다.

벨라스케즈는 한때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애지중지하던 투수. 2016~2021년 사이 필라델피아에서 무려 116경기에 선발등판했다. 같은 기간 팀내에서 두번째(1위 애런 놀라)로 많은 횟수다. 빅리그에서만 통산 763⅔이닝을 던지며 38승(51패)을 기록한 베테랑.

전성기 시절에는 직구만큼은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 맥스 슈어저(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사이영상급 투수들 못지 않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만 지금은 2023년 팔꿈치 수술 후 1년을 쉬었고, 올해는 트리플A에만 머무르다 한국 무대에 도전하는 입장이다.


'대기록 눈앞인데…' 흔들리는 한화에 선전포고? "증명하러왔다" 벨라스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SG와 롯데의 경기가 우천취소된 가운데 롯데의 새 외인투수 벨라스케즈가 캐치볼을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9/
여기에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너클 커브를 직구와 비슷한 비중으로 던지고, 직구에 준하는 구속을 지닌 싱커도 매섭다.

올해 트리플A에서도 홈런을 잘 허용하지 않고, 9이닝당 삼진이 10.47개에 달할 만큼 삼진 능력이 뛰어난 모습은 여전했다. 반면 볼넷이 많아(9이닝당 5.5개) 이닝 소화는 좀 아쉽다는 평이다. 다만 국내 무대에서는 막강한 구위를 지닌 만큼 팀동료 에릭 감보아(28)처럼 ABS(자동볼판정시스템)의 수혜자가 될 거란 기대가 있다.

올시즌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즈 산하 트리플A에서 뛰었다. 올해 성적은 5승4패 평균자책점 3.42다. 평균 직구 구속은 148.8㎞, 다만 최근 트리플A 마지막 등판(7월31일)에는 최고 154.7㎞를 기록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린 모습이었다.

벨라스케즈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운 자신감을 거듭 피력했다. "나는 지는 걸 싫어한다. 롯데의 승리를 돕기 위해 왔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대기록 눈앞인데…' 흔들리는 한화에 선전포고? "증명하러왔다" 벨라스케…
인터뷰에 임한 벨라스케즈의 환한 미소. 김영록 기자
두번의 토미존 수술(팔꿈치 내측인대 재건-교환 수술)과 이로 인해 끊긴 빅리그 경력에 대한 질문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 의심, 걱정을 하는 이유를 이해한다. 그런 걱정과는 다른 선수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프로로서 경기에서 증명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한편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내게 궁금한 게 있다면, 얼마든지 내 경험을 전수하고 도와주겠다"고 강조했다.

짓궂은 롯데 선수들은 이호준이 주장인척 연기했던 감보아 때처럼 벨라스케즈의 첫인사에도 '몰래카메라'를 했다. 하지만 벨라스케즈는 순진했던 감보아와 달리 쉽게 속지 않았다. 그럴듯하게 주장 연기를 펼친 김동혁과 인사를 주고받은 벨라스케즈는 전준우를 가리키며 "사실 주장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고 답해 좌중을 한번 더 웃겼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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