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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기러 왔다. 증명하러 왔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8일 한국에 입국했다. 시차적응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를 지켜본 그는 9일에는 주전 포수 유강남을 상대로 첫 캐치볼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추적추적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벨라스케즈의 표정은 밝았다.
당초 김태형 롯데 감독은 "벨라스케즈를 12일 한화 이글스전 선발로 내겠다"고 밝혔다. 롯데 구단 관계자도 "11일 중 비자 처리를 마칠 예정"이라고 재확인했다. 입국 3일만에 비자 업무를 마치고, 퓨처스 등판 등의 과정 없이 곧바로 1선발로 출격한다는 설명이었다.
어찌됐든 한화와의 3연전에서 12일 감보아와 폰세, 13일 벨라스케즈와 라이언 와이스의 맞대결이라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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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화는 불펜과 타선 침체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 폰세의 연승행진이 이어질 지 미지수다. 폰세와 함께 후반기에도 원투펀치로서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 와이스 입장에선 벨라스케즈라는 날벼락을 맞게 됐다.
벨라스케즈는 한때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애지중지하던 투수. 2016~2021년 사이 필라델피아에서 무려 116경기에 선발등판했다. 같은 기간 팀내에서 두번째(1위 애런 놀라)로 많은 횟수다. 빅리그에서만 통산 763⅔이닝을 던지며 38승(51패)을 기록한 베테랑.
전성기 시절에는 직구만큼은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 맥스 슈어저(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사이영상급 투수들 못지 않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만 지금은 2023년 팔꿈치 수술 후 1년을 쉬었고, 올해는 트리플A에만 머무르다 한국 무대에 도전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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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트리플A에서도 홈런을 잘 허용하지 않고, 9이닝당 삼진이 10.47개에 달할 만큼 삼진 능력이 뛰어난 모습은 여전했다. 반면 볼넷이 많아(9이닝당 5.5개) 이닝 소화는 좀 아쉽다는 평이다. 다만 국내 무대에서는 막강한 구위를 지닌 만큼 팀동료 에릭 감보아(28)처럼 ABS(자동볼판정시스템)의 수혜자가 될 거란 기대가 있다.
올시즌에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즈 산하 트리플A에서 뛰었다. 올해 성적은 5승4패 평균자책점 3.42다. 평균 직구 구속은 148.8㎞, 다만 최근 트리플A 마지막 등판(7월31일)에는 최고 154.7㎞를 기록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린 모습이었다.
벨라스케즈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운 자신감을 거듭 피력했다. "나는 지는 걸 싫어한다. 롯데의 승리를 돕기 위해 왔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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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롯데 선수들은 이호준이 주장인척 연기했던 감보아 때처럼 벨라스케즈의 첫인사에도 '몰래카메라'를 했다. 하지만 벨라스케즈는 순진했던 감보아와 달리 쉽게 속지 않았다. 그럴듯하게 주장 연기를 펼친 김동혁과 인사를 주고받은 벨라스케즈는 전준우를 가리키며 "사실 주장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고 답해 좌중을 한번 더 웃겼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