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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 도장깨기 해야죠" 1회 초구부터 불펜 준비했는데…'주먹 불끈' 23세 영건 5이닝 쾌투, 이숭용이 웃는다 [부산리포트]

기사입력 2025-08-10 22:11


"박세웅? 도장깨기 해야죠" 1회 초구부터 불펜 준비했는데…'주먹 불끈'…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3회말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김건우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10/

"박세웅? 도장깨기 해야죠" 1회 초구부터 불펜 준비했는데…'주먹 불끈'…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SSG 선발투수 김건우가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10/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늘도 총력전이다. 빠르면 5회부터 투입하겠다. 박세웅 상대로 '도장깨기'를 하겠다."

이숭용 SSG 랜더스 사령탑의 기운찬 선전포고가 선수단의 마음에 닿은걸까.

SSG가 대체선발을 내세운 주말 2경기에서 모두 승리, 톱3 추격을 향한 고삐를 당겼다. SSG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홈런 3개를 몰아치며 완승을 거뒀다.

롯데의 토종 에이스 박세웅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소중했다. 박세웅은 최근 5년간 SSG 상대로 22경기에 등판, 8승6패 평균자책점 3.15라는 준수한 상대전적을 기록중이었다.

경기전 만난 이숭용 감독은 "지난번에 키움 하영민(7월29일, 3이닝 4실점) 상대로 징크스를 깼는데, 강팀이 되려면 이렇게 하나하나 '도장깨기'를 해야한다. 오늘은 박세웅을 이겨보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전영준-박시후 브릿지를 시작으로 김민-이로운-노경은-조병현으로 이어지는 SSG의 불펜진은 단연 리그 최강이다. 덕분에 에이스 앤더슨이나 화이트도 타팀 에이스들에 비해 비교적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고 싱싱한 어깨로 포스트시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웅? 도장깨기 해야죠" 1회 초구부터 불펜 준비했는데…'주먹 불끈'…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SSG가 1대0으로 승리했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숭용 감독의 모습.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8/
지난 8일 대체선발 최민준이 4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5회부터 필승조를 풀가동, 1대0 승리를 거뒀던 SSG다. 이날도 또다른 대체선발 김건우가 등판했다. 전날 우천취소가 있었지만, 앤더슨은 다음주 2회 등판시키기 위해 그대로 김건우를 밀어붙였다. 플랜대로라면 내년 시즌 선발 한자리를 꿰차야할 김건우의 잠재력에 대한 신뢰도 물론 있었다.

이숭용 감독은 "신예답게 겁없이 던지는 모습을 기대한다. 아무 생각없이 포수 미트만 보고 던져주길 바란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자기 가진 능력대로만 해주면 된다"면서 "시간이 필요한 선수인데, 그 시간을 당기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속이 탄다"며 웃었다.


"5회에 필승조가 올라간 건 작년에 지휘봉을 잡은 이래 처음이었다. 오늘도 총력전이다. 오늘도 빠르면 5회부터 시작하겠다. 이젠 팀 관리보단 승리를 추구할 때다. 1이닝에 2~3번 교체를 하더라도 모든 걸 쏟아붓겠다."

김건우는 좋은 구위에 유연한 투구폼을 갖춘 선발 자원이지만, 올시즌 평균자책점 4.25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투수. 사령탑의 각오를 보여주듯, 1회말 김건우가 초구를 던지기도 전에 이미 전영준과 박시후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이 포착됐다.


"박세웅? 도장깨기 해야죠" 1회 초구부터 불펜 준비했는데…'주먹 불끈'…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1회말 투구를 마친 김건우가 호수비를 선보인 최지훈을 맞이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10/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건우는 1회 한태양에게 2루타,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유강남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넘겼다. 2회 김민성, 3회 한태양에게 안타 하나씩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4회는 3자범퇴, 5회도 2사 후 전민재에게 안타 하나를 내주는데 그쳤다.

5회까지의 투구수는 70개. SSG는 6회부터 자신의 임무를 다한 김건우를 내리고 불펜진을 가동했다. SSG 타선도 3회 최정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4회 쏘아올린 3점홈런을 비롯해 4안타를 몰아친 조형우, '사직의 악마'답게 홈런 포함 3안타를 기록한 최지훈, 모처럼 홈런을 때려낸 에레디아 등 연쇄폭발을 보여주며 압승을 거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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