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공개 쓴소리 → 코치들 2군행' 작년 우승팀이 후반기 꼴찌라니, 어떻게 살아날까

기사입력 2025-08-11 16:09


'공개 쓴소리 → 코치들 2군행' 작년 우승팀이 후반기 꼴찌라니, 어떻게…
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이범호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1/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례적인 감독의 공개 쓴소리. 반복된 충격 패배 후 코칭스태프 개편. 과연 KIA 타이거즈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KIA 구단은 11일 오후 코칭스태프 일부 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핵심은 투수 파트와 배터리 파트다.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았던 정재훈 코치가 퓨처스 투수코치로 이동하고, 1군 불펜코치였던 이동걸 코치가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게 됐다. 또 이정호 퓨처스 투수코치가 1군 불펜 코치로 보직을 이동했다. 1군 포수들을 지도해온 나카무라 타케시 배터리코치는 퓨처스 배터리코치로 이동했고, 이해창 퓨처스 배터리코치가 1군 배터리코치를 맡게 됐다.


'공개 쓴소리 → 코치들 2군행' 작년 우승팀이 후반기 꼴찌라니, 어떻게…
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2사 이후 KIA 한재승이 한화 안치홍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정재훈 코치가 마운드를 찾아 격려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1/
작지만 큰 변화다. KIA가 후반기 시작 이후 팀 순위 꼴찌(5승1무10패)를 기록 중이다. 최하위팀인 키움 히어로즈보다도 후반기 승률에서 밀린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다. 7월말 7연패의 충격이 워낙 크기도 했지만, 확실히 '디펜딩 챔피언'에게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다. 불펜은 동반 부진을 겪고있고, 타선도 엇박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패를 끊은 후 사직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한숨 돌린듯 했던 KIA에게 지난 주말 창원 원정 시리즈 결과는, 억제해왔던 인내심이 폭발한 결과였다.

8일 첫 경기에서 접전을 펼쳤던 KIA는 6회말 김도현이 NC 맷 데이비슨에게 결정적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분위기를 넘겨줬다. 결국 끝내 뒤집지 못하고 4대5로 패했다.


'공개 쓴소리 → 코치들 2군행' 작년 우승팀이 후반기 꼴찌라니, 어떻게…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KIA가 6대5로 승리했다. 이범호 감독이 승리투수 양현종을 맞이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7/
이 경기를 진 후 이범호 감독은 이튿날 이례적으로 공개적 쓴소리를 했다. 이 감독은 "우리가 데이비슨에게 홈런을 너무 많이 맞는다. 데이비슨이 한국 야구에 적응을 했고, 자신에게 어떤 공을 던지는지 안다. 그러면 준비를 하고 상대를 해야하는데, 계속해서 빠른 공을 던졌다 당한다. 너무 쉽게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데이비슨 같은 강한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칠 거라 예상이 되면, 변화구를 던져도 완전히 빠지게 던지는 게 맞다. 포수도 그렇게 리드를 해야 한다. 어제의 경우도 김도현의 몸쪽 공을 초구에 잡아당겼다. 그 선수가 어떤 공이 올 거라 예상을 했다는 것이다. 배터리 파트, 그리고 투수들도 반성을 해야 한다. 한 선수에게 계속 맞는다는 건, 계속 똑같은 패턴으로 가니 맞는다는 것이다. 준비를 더 해야 한다. 이 정도 준비로는 이길 수 없다. 상황이 반복되면 안된다. 그래서 경기 후 코칭스태프에도 조금 강하게 얘기를 했다"고 이야기 했다.


'공개 쓴소리 → 코치들 2군행' 작년 우승팀이 후반기 꼴찌라니, 어떻게…
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KIA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1/
그러나 우천 취소로 하루 휴식 후, KIA는 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의리가 선발로 나선 10일 경기에서 2회초 로건 앨런을 두들겨 무려 5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놓고, 2회말 8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수비 실책이 아쉽기도 했지만, 멘털이 붕괴된 이의리 역시 속수무책이었다. 이의리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던 벤치는 4실점까지 하자 투수를 김건국으로 교체했다. 그런데 김건국이 박건우에게 결정적 만루 홈런을 허용하면서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넘어갔다.


이날 KIA가 12점, NC가 16점을 내는 난타전을 펼쳤지만 결국 패배는 KIA의 몫이었다. 데이비슨에게 5회말 또 홈런을 허용했고, 이날 홈런으로만 8점을 내주며 마지막 불씨까지 꺼지고 말았다.


'공개 쓴소리 → 코치들 2군행' 작년 우승팀이 후반기 꼴찌라니, 어떻게…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더그아웃의 KIA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의 체크스윙이 스윙으로 인정되자 탄식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6/
메인 투수코치와 배터리코치를 교체하는 것은, 결국 지금 KIA의 마운드 문제로 직결이 된다. 작년과는 완전히 다르게 안정감이 떨어진 불펜과 아쉬운 배터리 승부. 물론 야구는 모든 것이 결과론이지만, 일단 분위기를 수습해야 한다는 의지가 크게 읽힌다.

김도영이 시즌 세번째 부상을 당해 사실상 시즌 아웃된 충격은 팀 전체를 덮쳤고, 이럴 때일 수록 더 냉철하게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뜨거운 6월 이후 무너진 KIA. 지금 이 변화가 시사하는 메시지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