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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안맞는데도 티 안내고 후배 챙기더라." 염갈량이 부진했던 베테랑에게 고마워한 이유는[잠실 코멘트]

기사입력 2025-08-11 20:40


"그렇게 안맞는데도 티 안내고 후배 챙기더라." 염갈량이 부진했던 베테랑…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잠실 기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그렇게 안맞는데도 티 안내고 후배 챙기더라." 염갈량이 부진했던 베테랑…
2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LG가 8대0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거뒀다.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4/

"그렇게 안맞는데도 티 안내고 후배 챙기더라." 염갈량이 부진했던 베테랑…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2사 만루 LG 문성주의 역전 적시타가 터지자 염경엽 감독이 미소 짓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25/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후반기 기적을 쓰면서 2023년 우승 후 2년만에 다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후반기에만 17승4패의 압도적 질주를 하고 있는 것. 전반기를 1위 한화와 4.5게임차로 벌어진채 끝났고 후반기 초반에도 5.5게임차까지 벌어졌지만 지금은 2게임차 앞선 1위다.

8일부터 열린 한화와의 3연전서 초반 2연승하며 3게임차까지 벌렸다가 10일 4대5로 패하며 다시 2게임차로 좁혀졌다. 그 경기도 2-5로 뒤지다가 9회말 2사후 3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아 1점차까지 좁히는 엄청난 뒷심을 보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이렇게 후반기 반등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로 선수단의 분위기를 꼽았다. 그러면서 특히 베테랑들에게 고마움을 공개적으로 표시했다.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도 티를 내지 않고 후배들을 챙기며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애써준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감독은 10일 경기전 "올시즌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며 "작년 시즌을 치르면서 주전들이 부상을 겪으며 자기 야구가 안되다 보니 처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다보니 분위기를 반전하는데 엄청 힘이 들어서 올해는 시작하며 긍정적인 야구. 좀 안되더라도 팀 분위기가 있으니 희생하고 자신이 해야될 역할, 타격과 수비를 분리해서 하자라고 시즌 시작 전에도 얘기했고 전반기 끝나고 회식하면서도 강조했었다"라고 선수단에게 부탁한 내용을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들을 주장인 (박)해민이가 시즌 초반 엄청 안좋았는데 본인 타격이 안맞는데도 최선 다하고 더그아웃에서 어린애들 챙겨주고 솔선수범 해줬다. (오)지환이도 야구 엄청 안됐는데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노력해줬다. (박)동원이도 요즘 잘 안되는데 수비 열심히 해주고, 더그아웃에서 최대한 티 안내고 하려는 변화된 모습들이 보인다"라면서 "우리가 6월에 안좋았는데 그 시간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분위기가 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반기 들어서 본인들도 성적을 반전시켰고, 팀도 반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렇게 안맞는데도 티 안내고 후배 챙기더라." 염갈량이 부진했던 베테랑…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LG전. 7회말 1사 1루 박해민이 좌익수 앞 타구를 날린 후 스톤이 공을 놓치자 홈까지 쇄도해 득점한 후 환영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9/

"그렇게 안맞는데도 티 안내고 후배 챙기더라." 염갈량이 부진했던 베테랑…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경기. 10회말 1사 2루. 끝내기 2루타인 줄 알고 환호하는 오지환.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8.08/

"그렇게 안맞는데도 티 안내고 후배 챙기더라." 염갈량이 부진했던 베테랑…
연장 10회말 끝내기 득점을 한 손용준을 오지환과 김현수가 함께 안아주고 있다. TVING 중계화면 캡쳐
실제로 박해민의 경우 중견수로서 경이로운 수비 장면을 엄청나게 보여줬지만 타격에선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전반기 타율 2할6푼에 머물렀지만 후반기엔 타율 3할1푼8리의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금의 상승세의 스타트로 불리는 7월 22일 광주 KIA전의 9회초 동점 스리런포를 친 주인공이다.

오지환 역시 부진의 골이 깊었다. 2군까지 다녀왔지만 좀처럼 상승하지 못했다. 전반기 타율 2할1푼8리에 그쳤다. 오지환 역시 그 경기에서 동점의 주역 중 한명이다. 바로 9회초 안타로 출루하며 찬스를 만들어 박해민의 홈런을 이끌어냈었다.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선 2-2 동점이던 9회초 2사 후 결승 솔로포를 날려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후반기 타율 2할5푼을 기록하며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염 감독은 "감독이 아무리 얘기를 해도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분위기 역시 선수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우리 팀은 주장 해민이와 지환이, 동원이, 찬규 등이 중심이 돼서 이끌고 그 뒤에 최고참 현수와 진성이가 잘 해주면서 지금의 반전의 분위기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지금도 내가 얘기를 하기 전에 작은 미스가 나오면 이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걸 해민이를 중심으로 고참들이 얘기하면서 집중하도록 한다.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어' '할 수 있어' 이런 분위기를, 결과를 만들고 있다. 내가 할 게 없다. 고참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현재 LG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지난 8일 잠실 한화전서 1-1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1사 2루서 오지환의 좌월 2루타 때 2루 대주자 손용준이 타구가 잡히는 줄 알고 2루로 돌아가다가 다시 뛰는 바람에 홈에 들어가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 뒤 천성호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을 때 더그아웃에 있다가 나온 베테랑 김현수와 2루 주자로 손용준 뒤에서 따라 들어온 오지환은 끝내기를 친 천성호가 아닌 주루 미스를 한 손용준에게 가서 함께 껴안고 기뻐했다. 주루미스로 팀에 미안한 마음을 가질 어린 후배의 마음을 보듬어 준 것.

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분위기를 보고 느끼는 게 있다. 그래서 기대가 엄청 크다"라고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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