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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후반기 기적을 쓰면서 2023년 우승 후 2년만에 다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8일부터 열린 한화와의 3연전서 초반 2연승하며 3게임차까지 벌렸다가 10일 4대5로 패하며 다시 2게임차로 좁혀졌다. 그 경기도 2-5로 뒤지다가 9회말 2사후 3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아 1점차까지 좁히는 엄청난 뒷심을 보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이렇게 후반기 반등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로 선수단의 분위기를 꼽았다. 그러면서 특히 베테랑들에게 고마움을 공개적으로 표시했다.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도 티를 내지 않고 후배들을 챙기며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애써준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감독은 10일 경기전 "올시즌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며 "작년 시즌을 치르면서 주전들이 부상을 겪으며 자기 야구가 안되다 보니 처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다보니 분위기를 반전하는데 엄청 힘이 들어서 올해는 시작하며 긍정적인 야구. 좀 안되더라도 팀 분위기가 있으니 희생하고 자신이 해야될 역할, 타격과 수비를 분리해서 하자라고 시즌 시작 전에도 얘기했고 전반기 끝나고 회식하면서도 강조했었다"라고 선수단에게 부탁한 내용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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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역시 부진의 골이 깊었다. 2군까지 다녀왔지만 좀처럼 상승하지 못했다. 전반기 타율 2할1푼8리에 그쳤다. 오지환 역시 그 경기에서 동점의 주역 중 한명이다. 바로 9회초 안타로 출루하며 찬스를 만들어 박해민의 홈런을 이끌어냈었다.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선 2-2 동점이던 9회초 2사 후 결승 솔로포를 날려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후반기 타율 2할5푼을 기록하며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염 감독은 "감독이 아무리 얘기를 해도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분위기 역시 선수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우리 팀은 주장 해민이와 지환이, 동원이, 찬규 등이 중심이 돼서 이끌고 그 뒤에 최고참 현수와 진성이가 잘 해주면서 지금의 반전의 분위기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지금도 내가 얘기를 하기 전에 작은 미스가 나오면 이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걸 해민이를 중심으로 고참들이 얘기하면서 집중하도록 한다.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어' '할 수 있어' 이런 분위기를, 결과를 만들고 있다. 내가 할 게 없다. 고참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현재 LG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지난 8일 잠실 한화전서 1-1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1사 2루서 오지환의 좌월 2루타 때 2루 대주자 손용준이 타구가 잡히는 줄 알고 2루로 돌아가다가 다시 뛰는 바람에 홈에 들어가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 뒤 천성호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을 때 더그아웃에 있다가 나온 베테랑 김현수와 2루 주자로 손용준 뒤에서 따라 들어온 오지환은 끝내기를 친 천성호가 아닌 주루 미스를 한 손용준에게 가서 함께 껴안고 기뻐했다. 주루미스로 팀에 미안한 마음을 가질 어린 후배의 마음을 보듬어 준 것.
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분위기를 보고 느끼는 게 있다. 그래서 기대가 엄청 크다"라고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