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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충격적인 후반기다. KIA 타이거즈가 리그 압도적 꼴찌 키움 히어로즈보다도 못한 성적을 내면서 5강 싸움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정재훈 투수코치와 나카무라 타케시 배터리코치가 후반기 부진에 책임을 지는 그림이 그려졌다. KIA는 두 코치가 퓨처스팀으로 내려가 "유망주 육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은 최근 노골적으로 투수 및 배터리 파트를 질책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에게 8일과 10일 창원 2경기에서 홈런을 허용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 감독은 데이비슨에게 투수 김도현이 반복해서 홈런을 허용하는 것을 두고 '준비 부족'이라며 패턴을 바꾸는 등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포수들은 현재 KIA 타선의 핵심이다. 한준수는 후반기 타율 0.450(20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 김태군은 후반기 타율 0.417(36타수 15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둘 중 하나를 벤치에 두지 않고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것을 고려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수비가 아쉽다고 해서 둘을 뺄 상황도 아니다.
김도현과 포수들만 나무랄 일도 아니다. KIA의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5.46으로 8위다.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전반적으로 투수진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분위기 환기는 필요했다. 결국 코치들이 짐을 싸면서 선수단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선에서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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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6월 승률 1위를 찍으면서 후반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6월 상승세 덕분에 2위까지 올라서기도 했고,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등 상위권 팀들을 압박하며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의 힘을 보여주는 듯 했다. 여기에 부상으로 빠져 있던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 이의리 등이 합류하면 다시 우승 전력을 갖출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샘솟았다.
하지만 후반기 16경기를 치른 지금. KIA의 계획대로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다. 나성범과 김선빈은 후반기부터 라인업을 지키고 있지만 아직 타선에 불을 붙일 만한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장 뼈아픈 것은 지난해 MVP 김도영의 시즌 아웃. 김도영은 지난 7일 부산 롯데전 수비 도중 왼쪽 햄스트링을 또 다쳤다. 올해만 3번째 햄스트링 부상. 복귀 3경기 만에 벌어진 황당한 일이었다. KIA는 올해 더는 김도영을 복귀 전력으로 고려하기 어려워졌다.
이의리는 후반기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윤영철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웠지만, 부상 이전의 위력을 아직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00구까지 던지면서 무리하지 않도록 관리를 해주고 있어 이닝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평균자책점이 10.80으로 매우 높다. 4사구도 12개로 많고, 피안타율도 0.273로 높아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가 1.88에 이른다.
NC와 3대3 트레이드로 영입한 투수 김시훈과 한재승은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하나 싶었지만 최근 급격히 흔들렸다. 불펜 강화가 목적이었는데,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6.00으로 여전히 9위다.
김시훈은 4경기 1승, 5⅓이닝, 평균자책점 5.06, 한재승은 5경기 1승, 1홀드, 1세이브, 5⅓이닝, 평균자책점 11.81을 기록했다. 이적 후 필승조 역할을 맡았던 한재승은 최근 2경기에서 6실점 한 여파가 컸다. KIA는 일단 11일 김시훈만 1군에서 말소했다.
승부수로 생각했던 카드들이 하나도 맞지 않는 최악의 상황. KIA는 코치진 개편이라는 특단의 조치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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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