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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게 김경문 감독이 노시환을 칭찬한 이유였구나.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첫 두 경기를 내주며 암울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손아섭의 '슈퍼 슬라이딩'에 힘입어 신승해 분위기를 반전했다.
그래서 롯데 첫 경기가 중요했다. 자신들을 따라오는 3위팀 롯데와의 첫 경기를 잡아야 기선 제압도 되고 자신들의 상승세도 이을 수 있기 때문.
남은 건 8회와 9회를 어떻게 막느냐. 전반기 잘 나가던 한화면 2이닝 정도면 고민 없이 막을 수 있었지만, 최근 한화의 부침은 불펜진 불안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사실 이날도 힘겨웠다. 8회 한승혁을 투입했지만 볼넷과 안타를 내주며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한화 벤치는 좌타자 고승민에 대비해 최근 물오른 좌투수 김범수를 투입했는데, 믿었던 김범수가 볼넷을 허용하며 경기가 꼬이는 듯 했다. 여기서 승부수. 최근 극심한 난조를 보인 마무리 김서현을 믿고 내보냈고, 김서현이 자신있는 승부로 롯데 최고 강타자 레이예스를 잡아내며 대위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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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승리라는게 그럽게 쉽게 찾아오지는 않는 법. 그렇게 살 떨리는 순간을 이겨낸 김서현인데 9회 선두 윤동희를 사구로 내보냈다. 노진혁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대주자 황성빈이 도루에 성공하며 1사 2루. 타석에는 유강남. 여기서 적시타라도 나오면 1점차 추격에 경기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몰랐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김서현이 너무도 불안한 요즘이기에 멘탈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풀카운트에서 유강남이 김서현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갈 걸로 보인 타구. 발 빠른 황성빈이기에 무조건 득점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큰 덩치의 노시환이 재빠르게 몸을 날려 공을 낚아채더니, 안정적인 송구로 유강남을 잡아냈다. 현장에서 말하는 '안타를 걷어내버린' 멋진 수비였다. 노시환은 다음 타자 손호영의 3루 땅볼 타구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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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김 감독의 말이 이날 증명됐다. 그 타구가 빠졌다면, 한화의 간담이 서늘해질 뻔 했다. 또, 1회 내야 땅볼이었지만 선취 타점이 이날의 결승 타점이 됐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