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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시 악몽이 떠오르려던 순간. '슈퍼캐치'에 모두가 웃었다.
1구와 2구가 모두 볼이 되면서 김서현에게 불리한 볼카운트가 됐고, 3구째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던졌지만, 노진혁의 방망이에 걸렸다.
힘이 실려 날아간 타구는 생각보다 쭉 뻗어나갔다.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듯 했다.
김서현은 모자를 벗어 고개를 숙이며 고마워했다. 안정을 찾은 김서현은 유강남과 손호영을 모두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승리를 지켰다. 김서현의 시즌 26번째 세이브.
이날 승리로 한화는 각종 기록을 챙겼다. 선발로 나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던 코디 폰세는 승리투수가 되면서 개막 15연승을 달렸다. 종전 14연승을 넘어선 KBO리그 최초 기록이다.
아울러 김경문 한화 감독은 사령탑으로 1000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김성근 감독과 김응용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문현빈이 타구를 잡지 못했다면 무사 2,3루 혹은 1득점에 2루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김서현이 후속 타자를 잘 막았을 수도 있지만, 자칫 다 잡은 승리가 날아갔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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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한 덕분에 수비 판단을 더욱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문현빈은 "오전에 훈련을 하면서 외야 바람을 계속해서 체크했다. 맞바람인 거 같아서 잘 뻗기는 했는데 끝까지 잡으려고 따라갔다"고 말했다.
사실 타구가 뜨는 순간에는 100% 잡을 거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문현빈은 "쫓아가기 전까지는 머리 위로 넘어갈 거 같았다. 그래도 빨리 따라가서 펜스에 붙어보기라도 했는데 나에게 잘 왔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수비로 김서현은 4경기 연속 이어오던 실점 행진을 끊어낼 수 있었다. 김서현은 "동기지만 같은 야구 선수로서 너무 고마웠다. 그 수비 덕분에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어서 많이 고마웠다"고 했다.
문현빈은 '잘한 일'보다는 '아쉬웠던 일'을 먼저 떠올렸다. 문현빈은 "최근에 안 보이는 실책을 많이 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투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오늘 그래도 잘 막았고, (김)서현이가 잘 막아줘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문현빈은 1회 1사 1루에서 2루타를 때려내면서 팀 선취점에 힘을 보탰다. 문현빈의 2루타로 1사 2,3루 찬스를 한화는 노시환의 땅볼 타점으로 1-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선발투수가 폰세라는 걸 고려하면 귀한 득점이었다.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활약한 문현빈 덕에 한화는 12일 '해피엔딩'으로 하루를 마칠 수 있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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