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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인생 처음이다. 너무 기분 좋았다."
구본혁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서 8번-3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3득점 2볼넷 2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11대2 대승을 이끌었다. 그야말로'공포의 8번 타자'였다.
초반 답답하던 LG의 공격이 구본혁으로부터 풀렸다. 파울지역에서 펜스위에 올라가 불펜으로 떨어지는 공을 잡아 '씬스틸러'가 됐던 구본혁은 이번엔 걸어서 도루하며 또한번 '씬 스틸러'가 됐다. 0-0이던 5회초 1사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구본혁은 다음 9번 박해민 타석 때 연속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런데 그 도루가 특별했다. 두번 다 슬라이딩을 하지 않고 서서 들어가는 완벽한 도루였기 때문이다.
곧이은 4구째에 3루 도루까지 했다. 이번엔 오원석이 118㎞의 커브를 던졌고 원바운드로 들어가며 역시나 서서 들어가며 세이프. 1사 1루가 한순간에 1사 3루의 득점 찬스가 됐다.
그리고 박해민도 풀카운트에 8구까지 접전을 펼치다 마지막 체인지업을 쳐 우전안타로 연결하며 선취점에 성공했다. 오원석이 흔들렸고, 신민재의 3루타와 문성주의 내야땅볼로 2점을 더 얻어 3-0을 만들며 LG가 앞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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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혁은 7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안전하게 진루했다. 그리고 신민재의 1루수 실책 때 3루까지 갔고 문성주의 2루수앞 땅볼 때 홈을 밟아 4-0을 만들었다.
8회초에 특별한 경험을 했다. 오지환의 적시타로 5-0이 됐고 박동원의 펜스에 공이 끼는 인정 2루타로 1사 2,3루가 된 상황. 구본혁이 나섰는데 주심이 자동 고의4구 신호를 보냈다. 2안타를 친 구본혁과 상대하기 보다 만루로 채워 박해민과 승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KT의 구상과는 달리 LG는 박해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와 문성주의 우전안타로 2점을 더 뽑아 7-0까지 점수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구본혁은 9회에도 볼넷으로 출루한 뒤 박관우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세번째 득점에도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구본혁은 5회 도루에 대해 "시합 전에 정수성 코치님이 영상을 보내주신다. 분석을 잘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슬라이딩 안하고도 도루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분석의 힘이었음을 밝혔다.
8회의 고의 4구를 묻자 "내가 잘쳐서는 아니고 그냥 만루 채워놓고 병살을 노렸던 것 같다"면서 "내 야구 인생에서 처음이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7월 월간 CGV 씬-스틸러상'을 받은 구본혁은 "SNS에 투표해 달라고 올렸는데 너무 많은 팬분들께서 투표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며 "내년엔 잘해서 올스타전도 나가고 싶다"라는 마음속의 꿈을 밝히기도 했다.
구본혁은 백업 내야수지만 주전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2루,3루,유격수로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주전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빠질 때 첫번째로 투입되는 '5분 대기조'로 나서는 구본혁은 올시즌 101경기에 출전했는데 이중 80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올시즌 타율 2할7푼2리(272타수 74안타) 1홈런 30타점을 기록 중. 지난해 87안타를 쳤는데 올해 첫 100안타도 노릴만큼 '슈퍼 백업'이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