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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IA 타이거즈 투수 네일이 에이스 본색을 과시했다.
특이한 점이 있었다. 이날 네일은 포수 김태군과 피치콤 대신 수신호 사인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네일은 거의 고개를 젓지 않았다. 그저 김태군의 사인대로 척척 던졌다. 그러다보니 템포가 엄청 빨랐다. 타석의 강민호가 타임을 부르며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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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은 크게 웃으며 "김태군 선수가 요즘 타격감이 좋은 건 너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저는 아직까지 피치콤보다는 손가락 사인을 좀 더 선호하는 편"이라며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피치콤을 사용하지만, 손가락 사인을 하다보면 피칭 템포에 맞춰 좀 더 빠르게 투구 동작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수신호를 좀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최근 공수에서 신바람 활약을 펼치고 있다. 8월 들어 선발 출전한 전 경기 안타로 8월 타율이 0.474(19타수9안타)에 달한다.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
백업포수 한준수도 타격감이 좋아 이범호 감독을 행복한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태군이가 (타선을) 거의 다 먹여 살리고 있다"고 웃으며 "지금 태군이가 투수리드 뿐 아니라 공격 쪽에서도 찬스에도 치고, 주자 없을 때는 만들어 주고 있다. 지금은 준수도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서 우선 경험 많은 태군이가 나가고, 후반이나 준수가 강한 투수가 나오면 한번씩 태군이에게 휴식을 주면서 로테이션 하려고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타격까지 잘 되니 더 신바람 나는 투수 리드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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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은 "김태군 선수는 실제 내 큰형과 같은 나이여서 그런지 진짜 친형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때론 친형처럼 굉장히 많은 질책을 할 때도 있다"며 "오늘 뿐만 아니라 다음 구종을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을 안 해도 될 정도로 리드를 정말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감사를 느끼고 있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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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만난 김태군은 네일이 고개를 젓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저한테 혼나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씩 웃었다. 그만큼 투수의 현재 컨디션과 상대타자와의 상성 대해 철저히 분석해 들어가는 철저한 준비가 있어 가능한 자신감이다.
'우리 형' 김태군이 있어 점점 더 완벽을 향해가는 리그 최고 외인 투수 네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KIA 타이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