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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니, 주루가 주특기 아니었나.
정말 할 얘기가 너무 많아, 뭐라고 다 얘기를 꺼내기도 힘든 경기. 좋게 설명하면 흥미진진한 혈투, 나쁘게 말하면 '막장' 경기 내용.
그 중심에는 롯데 황성빈이 있었다. 롯데는 사실 패색이 짙었다. 1-3으로 밀리던 경기를 7-3으로 뒤집었는데, 8회 1사 만루 상황서 조기 투입된 마무리 김원중이 상대 김영웅에게 통한의 동점 만루포를 얻어맞았다. 여기에 김원중은 9회 디아즈에게 역전타까지 허용하며 9연패 원흉이 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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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흐른 연장전. 황성빈은 이날의 영웅이 될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었다. 마지막 연장 11회말 바뀐 투수 양창섭을 상대로 9회와 똑같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것. 그리고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8연패 탈출, 끝내기 찬스.
상대는 윤동희를 걸렀고, 롯데 벤치는 컨택트 능력이 좋은 박찬형을 대타로 내보냈다. 박찬형은 양창섭의 공을 결대로 잘 밀었다. 하지만 3루와 유격수 사이를 완전히 빠질 거라고 확신하기는 어려운 위치로 날아갔다. 그럴 경우는 2루 주자가 베이스로 백을 하는게 정석.
하지만 홈까지 들어오고 싶다는 열정이 과했는지, 황성빈의 타구 판단은 너무 빨랐고 유격수 이재현의 글러브에 공이 빨려들어간 뒤 2루에서 여유있게 아웃이 돼버렸다. 황성빈이 살았으면, 그래도 한 번 더 기회가 생기는 것인데 허무하게 끝내기 찬스가 날아가고 말았다.
황성빈의 공으로 연장까지 가고, 9연패에 빠지지 않은 건 인정해야 하지만 마지막 주루 플레이는 주루가 좋은 황성빈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플레이가 돼버렸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