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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그들의 잔치는 끝난 것일까.
밀워키의 최다 연승 기록은 1986년 말 3경기와 1987년 개막 13경기에서 이어간 16연승이다. 단일시즌으로 보면 이번에 달린 14연승이 구단 최다 기록이다.
그런데 선수들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잔치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연승이 언제가는 끊어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홀가분 심정일 듯하다.
팻 머피 감독은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 모두 공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번벵 큰 일을 이뤘지만 또한 우리도 사람이란 것 보여줬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마냥 이길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날도 밀워키는 끈질겼다. 0-1로 뒤진 9회초 윌리엄 콘트레라스의 역전 투런포로 2-1로 전세를 뒤집으며 살짝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9회말 유격수 브라이스 투랑의 실책이 빌미가 돼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내주면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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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의 강점은 무엇이길래 메이저리그 최강팀으로 올라섰을까.
머피 감독은 14연승에 대해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평범한 선수들이 열심히 할 뿐(Average Joes play hard)"이라며 선수들 전체의 공으로 돌렸다.
CNN은 '뉴스의 헤드라인은 보통 슬러거들이 장식하는데, 브루어스는 다른 영역에서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열심히 달리고, 열심히 수비하고, 실점을 막는다. 특히 도루수(135개)가 전체 2위'라고 전했다.
루키 외야수인 아이작 콜린스는 '모든 선수들이 매일 팀을 승리로 이끈다. 매일 밤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고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제 역할을 다한다. 한 타석, 그리고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다. 누가 올라오더라도 팀에 힘을 불어 넣는다"고 했다. 머피 감독의 설명과 같은 맥락이다.
밀워키에는 지금 젊은 간판타자가 없다. 잭슨 추리오가 지난달 30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3루타를 치고 달리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그 뒤로 오히려 타선의 집중력이 향상됐다.
지난 1일 워싱턴전서 선발타자 9명이 전부 안타와 득점을 올리며 16대9의 대승을 거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밀워키의 올시즌 8차례 선발타자 전원 안타 기록은 이 부문 전체 1위다.
머피 감독은 "(이기기 위해)전부가 잘 해야 한다는 건 나만 아는 공식은 아니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니다. 우리가 팀으로서 함께 하는 것 뿐이다. 우리는 돈을 많이 쓰는 팀도 아니고 오프시즌서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와 계약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많은 돈을 쓰지 않았다. 돈은 내려놓았다"며 "그게 우리 팀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우리는 FA와 계약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하면 우리는 기회가 생길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워키는 대표적인 스몰마킷 구단이다. 올해 개막일 페이롤은 1억1500만달러로 전체 23위였다. 3억달러가 넘는 뉴욕 메츠와 LA 다저스의 3분의1 수준이다.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있는 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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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선수를 사들이거나, 유망주를 육성하는 방식보다는 트레이드를 통해 필요한 포지션을 채우고 전력으로 키우는 방식을 택한다. 현재 26명의 로스터 가운데 13명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이다. 이는 탬파베이 레이스, 시애틀 매리너스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밀워키는 1969년 창단한 뒤로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1982년 월드시리즈에 올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3승4패로 져 준우승을 차지한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2018년부터 작년까지 2022년을 제외하곤 매년 포스트시즌에 올라 우승 바탕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시즌에도 3년 연속 NL 중부지구 우승으로 가을야구는 따논 당상이다.
밀워키는 올시즌 두 차례 10연승 이상을 달렸다. 이것은 지구(division) 제도가 도입된 1969년 이후 10번째 사례다. 앞서 9팀 중 월드시리즈에 오른 팀은 201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2017년 LA 다저스, 1969년 뉴욕 메츠 등 3팀 뿐이다. 이중 메츠 만이 우승을 차지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