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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야구를 정말 좋아하고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했지."
조 감독대행은 안재석을 2루수로 쓸까도 고민했지만, 2루에서 움직임을 잠깐 확인한 뒤 당장은 마음을 접었다. 안재석다운 수비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던 것. 결국 조 감독대행은 안재석을 유격수로 기용하면서 이유찬과 오명진을 상황에 따라 2루수로 기용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진전이 없던 내야 리빌딩이 최근에야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 안재석이 합류하면서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안재석은 2023년 11월 돌연 현역 입대를 결심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1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해 프로 3년차를 마무리할 시점이었다. 상무는 아예 선택지에서 배제했다. 당시에는 완전히 야구와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른 이유는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 '포스트 김재호'로 주목받으며 차기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고졸 내야수가 곧장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게 쉽진 않았다. 입대 직전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27경기 타율 0.188(64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OPS 0.518에 그쳤다.
야구를 향한 간절한 마음이 되살아나기까지 딱 1년이 걸렸다. 전역을 앞둔 시점에는 사회인야구까지 뛰면서 감을 익히고자 노력했다. 입대 전 75㎏이었던 몸무게는 90㎏까지 찌웠다. 어떻게 하면 더 야구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였는데, 입대 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힘 있는 타구를 생산하고 있다.
안재석은 "준비를 나름 잘해서 전역해서 감이 빨리 돌아온 것 같다. 전역하기 전부터 연습은 계속 했고, 사회인야구 리그에서 경기도 몇 번 했고, (두산 2군 훈련지인) 이천에서도 잘 준비했다. 라이브 배팅도 많이 치고 경기를 계속 나간 덕분인 것 같다"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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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석은 "원래 지금보다 몸무게가 더 나갔었는데, 지금 무게를 올해 3~4월부터 유지하고 있다. 90㎏에 딱 맞춘 뒤에 제대를 했다. 아직 경기를 많이 하지 않았고, 수비도 많이 하지 않아서 지금 무게가 적합한지는 잘 모르겠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한 뒤에 내게 맞는 몸무게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체중이 늘면서 타격 스피드도 올라갔고, 스피드가 올라가면서 타구의 질과 타구 스피드가 또 올라가기 때문에 확실히 타격에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야구를 향한 열정을 되찾았고, 게다가 성과까지 나고 있으니 하루하루가 즐거울 수밖에 없다. 과거와 달리 안재석은 그라운드에서 자신감도 넘치고 세리머니나 파이팅도 훨씬 커졌다. 지금 두산에 꼭 필요한 에너지다.
안재석은 "군대 가서 1년 정도는 잘 쉬었다. 올 시즌 개막하고 야구 인기가 올라가고, 부대 안에서도 야구를 많이 보게 되면서 그때부터 나도 이제 슬슬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에서 어쨌든 내가 야구를 정말 좋아하고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했지라는 생각이 되게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액션도 내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과하게 나오는 것 같다. 더 재미있고 활기차게 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활기차게 할 것 같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안재석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유찬, 오명진을 비롯해 박준순, 임종성 등 현재 두산에는 좋은 내야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안재석은 왜 그가 '포스트 김재호'로 불렸는지 증명할 준비가 됐다.
안재석은 "일단 지금은 주어진 자리에 나갈 수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해야 될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 이렇게 활기차게 움직인다는 것은 구단에서도 좋은 것이고, 또 경쟁하면서 나도 더 한 층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나는 지금 분위기가 좋다"며 "남은 시즌은 안 다치고 가능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내 가능성을 조금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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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