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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닐 거고, 왜 이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것인가.
1-3으로 뒤지던 경기를 7회 빅이닝으로 7-3으로 뒤집고, 그 경기를 다시 7-8로 뒤집혔다 9회 황성빈의 극적 홈런포로 연장까지 간 경기. 하마터면 11회초 결승점을 내줄 뻔 했다.
상황은 이랬다. 1사 상황서 삼성 강타자 구자욱이 등장했다. 2B2S 롯데 투수 박진이 슬라이더를 기가 막히게 떨어뜨렸고, 구자욱이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그런데 정보근이 공을 블로킹 하지 못했다. 백핸드로 잡으려다 공이 바닥에서 먼저 튀었고, 백네트까지 날아갔다. 스트라이크 낫아웃. 구자욱 뒤에는 이날 동반 폭발한 중심타자 디아즈, 김영웅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바뀐 투수 윤성빈이 두 사람을 막아냈기에 망정이지, 점수가 났다면 치명적 실수가 될 뻔 했다. 박진의 폭투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정보근의 블로킹 미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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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행 충격에, 자신 때문에 연패를 끊지 못해 연패가 더 길어졌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또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
물론 포수 입장에서 처음에는 그렇게 떨어지는 공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고, 사인은 바닥까지 떨어지는 공을 내지 않았는데 갑자기 공이 아래로 오면 대비가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 1군 레벨에서 그런 핑계는 통할 수 없다. 변화구가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반사적으로 몸으로 막는 동작이 나오는게 포수의 기본 중 기본이다. 낮은 공을 백핸드로 처리하려는 이 습관이 언제, 어떻게 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포수는 어떤 상황이라도 블로킹 자세가 나올 수 있게 훈련을 통해 몸에 기억을 심어줘야 한다. 중요한 순간 이런 플레이 하나가 경기 향방을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다.
롯데 감독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이다. 다른 포지션 출신 감독이 봐도 답답할 상황에, 김 감독은 반복되는 이 장면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래도 정보근이 가진 다른 매력이 있기에 기회가 주어진다. 정보근도 하루 빨리 이 습관을 고치는 게 여러모로 좋을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