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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선수에게 선발 17연패 아픔 안기고, 갑자기 불펜으로 바꾸더니 2군행...김윤하에게 무슨 일이 [광주 현장]

기사입력 2025-08-20 13:07


어린 선수에게 선발 17연패 아픔 안기고, 갑자기 불펜으로 바꾸더니 2군…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키움 김윤하가 4회에 이어 5회에도 양의지에게 투런포를 허용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8/

[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시즌 끝나고 논의를 해야하지 않을까..."

상처만 남은 시즌이 되게 생겼다. 키움 히어로즈 2년차 투수 김윤하 얘기다.

키움은 19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김윤하를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17일 KT 위즈전에 시즌 처음 불펜으로 나와 ⅔이닝을 던진 후 내려진 결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시작은 기분 좋았다. 지난해 신인 시즌 선발 수업을 잘 받았다. 투수가 없는 팀 사정도 있었겠지만, 어찌됐든 가능성이 있으니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것도 3선발.

3월25일 KIA와의 시즌 첫 등판 5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무너졌다. 그 다음이 아쉬웠다. SSG 랜더스전 6이닝 2실점 호투했는데, 패전을 떠안았다.

여기서부터 꼬였을까. 나오기만 하면 졌다. 선발로 18경기를 나와 승리 없이 12패. 작년 기록부터 해 선발 최다 연패 기록은 새롭게 세웠고, 선발-불펜 관계 없이 투수 최다 연패 19연패 기록을 향해가고 있었다.


어린 선수에게 선발 17연패 아픔 안기고, 갑자기 불펜으로 바꾸더니 2군…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키움전. 5회초 무사 만루를 허용한 김윤하가 교체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24/
도대체 뭘 위한 등판이냐는 걱정의 시선이 늘었다. 17연패까지 한 투수가, 자신이 야구 역사의 오점으로 이름을 남길 걱정을 하고 마운드에 오르면 얼마나 불안할까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 하지만 키움은 무슨 의도인지 계속해서 선발 등판을 시켰고, 김윤하는 움츠러들었다. 물론 김윤하 본인의 책임도 있었다. 누가 봐도 구위가 1군 레벨에서 통할 수준이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구속도 더 나오고, 공이 무거운 느낌을 줬다면 올해는 너무 평범하고 깨끗한 공이었다.

결국 8일 두산 베어스전을 끝으로 선발 기회는 없었다. 원래 두 번 정도 더 선발로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보직 변경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갑자기 KT전 불펜으로 나왔다. 그리고 한 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일까.


어린 선수에게 선발 17연패 아픔 안기고, 갑자기 불펜으로 바꾸더니 2군…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설종진 감독대행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22/

키움 설종진 감독대행은 "주승우 부상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조영건이 마무리로 가면서, 불펜 역할을 할 선수가 필요했다. 또 선발보다 불펜으로 던지면 선수 마음도 편해지지 않을까 해서 불펜으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왜 한 경기 만에 2군행일까. 설 감독대행은 "구위가 올라오지 않는다. 경기 후 선수와 얘기를 나눴는데 본인도 밸런스가 흔들렸다, 몸이 무겁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그래서 아예 2군에서 재정비를 하자고 했다. 퓨처스 경기에서 2이닝 정도 직구 위주로 던지자고 했다"고 밝혔다.

올해 1군 복귀는 가능할까. 설 감독대행은 "퓨처스에서 괜찮다고 하면, 9월에 올릴 수 있다. 만약 올시즌 올라온다면 선발 아닌 불펜"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렇다면 올시즌이 끝나면 김윤하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가게 될까. 설 감독대행은 "마무리 캠프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발로 성장해야 하는지, 아니면 불펜인지"라며 구단도 김윤하의 성장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알렸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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