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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정엽이 누구야?
그렇게 1대6으로 완패. 5강 싸움에서 갈 길 바쁜 KIA인데, 최하위 키움에 발목이 잡히는 건 치명타였다.
그래도 위안거리가 있었다. 패색이 짙은 9회초, 집에 돌아갈 발걸음을 붙잡게 만든 낯선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야구에 정말 관심이 많은 팬 아니라면 '누구?'라고 할 선수가 기대 이상으로 씩씩하게 공을 뿌리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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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했다. 박주홍이 1B2S 상황서 연속 4개 커트를 해냈다. 그러면 신인 투수는 '어디에 어떻게 던지지'라는 생각에 움츠러들 수 있는데,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3루 땅볼로 잡아냈다. 이 말인 즉슨, 일단 존 안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음 타자는 키움 간판 송성문. 4구 만에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다음 타자 임지열은 초구를 건드려 내야 땅볼. 그렇게 김정엽의 데뷔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15개 공을 던졌는데 직구 9개, 커브 4개, 슬라이더 2개였다. 위력이 있는 직구는 인상적이었고, 변화구는 아직 구위나 제구 모두 어설펐다. 하지만 데뷔전에서 무실점 피칭을 했다는 자체만으로 박수를 받을만 했다.
김정엽은 KIA가 150km를 던질 수 있는 가능성만 보고 지명한 선수다. 제구에서는 많은 불안감을 노출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올 여름 미국 피칭 아카데미인 '트레드 어틀레틱스'에 파견을 보냈다. 구위는 좋은데, 제구 불안이라는 특징을 가진 김정엽, 김세일, 양수호 세 유망주를 보낸 것이다. 그 투자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을 김정엽이 보여줬다. KIA 관계자는 "김정엽이 미국에 다녀온 후 제구가 많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