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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아주 유동적인 상황이니까."
라우어는 올해 기적을 썼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으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계약하고, 올해 재계약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KIA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KIA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당연히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것이란 생각에 라우어와 계약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네일이 KIA 잔류를 택하면서 라우어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KIA가 포기한 게 오히려 라우어에게는 잘된 일이었다.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로 콜업됐을 때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친 것. 라우어는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정도로 신임을 얻기 시작했고, 말도 안 되는 성적을 냈다. 20경기(선발 14경기)에서 8승2패, 88이닝,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다.
라우어는 토론토 좌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토론토 좌완 역사상 단일 시즌 초반 20경기(최소 35이닝 이상 투구)에서 3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역대 1위는 1989년 2.64를 기록한 존 세루티, 2위는 1991년 2.73을 기록한 데이비드 웰스다. 라우어는 30년 이상 묵은 대선배들의 기록을 위협할 정도로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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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버의 토론토 데뷔를 앞두고 라우어는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올해 좋은 성적을 냈어도 팀 내 입지가 가장 불리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
라우어는 "나는 여전히 선발투수처럼 관리를 받고 있다. 왜냐하면 예전처럼 롱릴리프로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임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다음에 로테이션에 복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구단의 결정에 수긍했다.
구단은 라우어에게 불펜 이동은 임시 조치라고 강조했다. 비버의 복귀전이자 토론토 데뷔전 투구 결과에 따라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
라우어는 "(비버가) 정상적인 휴식을 취해야 하고, 나는 유동적일 수 있다. 당장은 단기적인 계획일뿐이고, 유동적이다. 구단은 내게 계속 로테이션에 둘 계획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라우어는 또 "아주 열린 대화를 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점이다. 구단은 우리 가운데 누구도 위험에 처했다는 느낌을 받지 않길 원했다. '너희 정말 다 잘하고 있으니까. 계속 그렇게 하자'고 했다. 우리는 정말 좋은 투수(비버)를 영입했다. 그게 우리에게 벌어진 일이고, 우리는 가능한 모두가 쉽고 원활하길 바라고 있다. 아주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구단의 결정에 자신이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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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