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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3위' KBO 역수출 초대박인데 충격 불펜행, 왜?…"유동적인 상황" 이리도 의연할수가

기사입력 2025-08-21 23:00


'역대 3위' KBO 역수출 초대박인데 충격 불펜행, 왜?…"유동적인 상…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아주 유동적인 상황이니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좌완 에릭 라우어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렸다. 토미존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이영상 투수 셰인 비버의 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비버는 토론토가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영입한 월드시리즈 우승 승부수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위와 같은 결정을 내린 뒤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모두가 로테이션에 들어갈 자격이 있고, 모두가 투구할 자격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두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고 그 대화가 모두 같은 결론이 났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그저 이기고 싶다'였다. 좋은 팀들은 때때로 힘든 대화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이번 결정이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모두가 얼마나 유연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라우어는 올해 기적을 썼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으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계약하고, 올해 재계약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KIA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KIA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당연히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것이란 생각에 라우어와 계약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네일이 KIA 잔류를 택하면서 라우어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KIA가 포기한 게 오히려 라우어에게는 잘된 일이었다.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로 콜업됐을 때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친 것. 라우어는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정도로 신임을 얻기 시작했고, 말도 안 되는 성적을 냈다. 20경기(선발 14경기)에서 8승2패, 88이닝,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다.

겨울만 해도 KBO리그 재계약만 바라보던 선수가 메이저리그 1위팀 선발투수가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토론토는 21일 현재 74승54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라우어의 등장이 꼽히고 있다.

라우어는 토론토 좌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토론토 좌완 역사상 단일 시즌 초반 20경기(최소 35이닝 이상 투구)에서 3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역대 1위는 1989년 2.64를 기록한 존 세루티, 2위는 1991년 2.73을 기록한 데이비드 웰스다. 라우어는 30년 이상 묵은 대선배들의 기록을 위협할 정도로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역대 3위' KBO 역수출 초대박인데 충격 불펜행, 왜?…"유동적인 상…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릭 라우어. Imagn Images연합뉴스

'역대 3위' KBO 역수출 초대박인데 충격 불펜행, 왜?…"유동적인 상…
토론토 블루제이스 존 슈나이더 감독(왼쪽)과 에릭 라우어. AFP연합뉴스
물론 라우어가 메이저리그 깜짝 스타는 아니다.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인 2022년 11승(7패) 투수로 활약한 적이 있기 때문. 메이저리그 통산 684⅔이닝을 던지면서 44승(39패)을 수확했다. 다만 2023년 부진 이후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기회가 전혀 없다가 올해 반등했으니 눈길을 끌고 있는 것.


하지만 비버의 토론토 데뷔를 앞두고 라우어는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올해 좋은 성적을 냈어도 팀 내 입지가 가장 불리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

라우어는 "나는 여전히 선발투수처럼 관리를 받고 있다. 왜냐하면 예전처럼 롱릴리프로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임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다음에 로테이션에 복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구단의 결정에 수긍했다.

구단은 라우어에게 불펜 이동은 임시 조치라고 강조했다. 비버의 복귀전이자 토론토 데뷔전 투구 결과에 따라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

라우어는 "(비버가) 정상적인 휴식을 취해야 하고, 나는 유동적일 수 있다. 당장은 단기적인 계획일뿐이고, 유동적이다. 구단은 내게 계속 로테이션에 둘 계획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라우어는 또 "아주 열린 대화를 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점이다. 구단은 우리 가운데 누구도 위험에 처했다는 느낌을 받지 않길 원했다. '너희 정말 다 잘하고 있으니까. 계속 그렇게 하자'고 했다. 우리는 정말 좋은 투수(비버)를 영입했다. 그게 우리에게 벌어진 일이고, 우리는 가능한 모두가 쉽고 원활하길 바라고 있다. 아주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구단의 결정에 자신이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역대 3위' KBO 역수출 초대박인데 충격 불펜행, 왜?…"유동적인 상…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릭 라우어. Imagn Images연합뉴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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