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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런 피지컬이라면 내년에도 FA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 있다.
'단단한 내구성'으로 정평을 받았던 김하성이 유리몸으로 전락했다는 게 또 드러나고 말았다. 또 허리 쪽에 통증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초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이래 벌써 세 번째 부상이다. 그간 종아리-허리-허리 순으로 계속 부상이 이어졌다.
김하성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 때 선발 제외됐다. 원래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김하성을 6번 유격수로 출전시키려고 명단을 제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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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지역매체인 '탬파베이 타임스'의 마크 톱킨 담당기자는 '유격수 김하성은 허리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급히 제외됐다. 일단 부상자 명단(IL)에는 오르지 않은 채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부상자 명단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만,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정도는 못된다는 뜻이다. 이 경우 하루 이틀정도 경기에 나가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통증 회복여부를 살피게 된다. 그러나 통증이 줄어들지 않으면 다시 IL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최악의 상황이다. 복귀 후 채 50일도 안돼 벌써 세 번째 부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김하성이 지난 11개월 동안 어깨 재활을 하면서 전반적인 신체 밸런스와 내구성이 엉망진창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유리몸'이 됐다는 뚜렷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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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활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다. 당초 5월 복귀를 노렸지만, 재활경기 기간에도 햄스트링에 통증이 생겼다. 결국 7월에나 돼서야 메이저리그 무대에 돌아올 수 있었다.
7월 5일 디트로이트전을 통해 무려 320일만에 메이저리그로 돌아온 김하성은 더 이상 예전의 김하성이 아니었다. 복귀전에서 3루 도루를 하다 곧바로 종아리 부상을 입어 3일을 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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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타격감도 문제다. 복귀 이후 84타석 동안 단 18개의 안타밖에 치지 못하며 타율이 0.214에 그치고 있다. 특히 볼넷을 겨우 8개 밖에 얻어내지 못하는 동안 삼진은 무려 23개나 당했다. 삼진이 볼넷보다 거의 3배나 많다는 건 타석에서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프레임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는 뜻이다. 메이저 데뷔 시즌이던 지난 2021년(볼넷 22개/삼진 71개)의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런 모든 조건이 김하성의 'FA가치'를 바닥권으로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는 중이다. 그나마 멀티 수비능력은 여전하지만, 이거 하나만으로는 몸값을 끌어올릴 수 없다. 2026시즌에 내구성이나 타격능력 면에서 획기적인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김하성에게는 다음과 같은 꼬리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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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김하성이 이런 꼬리표를 그대로 달고 FA시장에 나온다면, '1억달러 장기계약'은 커녕 연봉 1000만달러 미만의 단년 또는 2년 이하 단기계약 밖에 얻을 수 없다. 김하성은 지금 MLB 커리어 최대 기로에 서 있다. 어차피 2025시즌은 끝난 셈이나 마찬가지다. 차라리 지금부터 푹 쉬면서 착실히 2026시즌을 준비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