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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요즘 구속 혁명 시대고, 모든 투수들이 150㎞ 이상 공을 많이 던지고 있고, 그래서 조금 더 유니크하죠."
LG 트윈스 우완 임찬규의 자평이다. 임찬규는 강속구 시대에 살아남은 상대적으로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 정도. 요즘 160㎞ 가까이 던지는 강속구 투수들의 평균 구속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임찬규는 자기만의 색깔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 2.71으로 국내 투수 1위다. 외국인 투수까지 포함하면 5위에 해당하는 기록.
임찬규는 커브(30개) 직구(29개) 체인지업(27개) 슬라이더(19개) 등 4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105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2개에 이르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 평균 구속은 140㎞였다.
결과는 좋았지만 임찬규 스스로 투구 내용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본인이 등판한 경기에 팀이 계속 승리하고 있는 것에 만족했다.
임찬규는 "생각보다 제구력 면에서 조금은 디테일하게 벗어난 공들이 있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잘 막은 것 같아서 전반적으로는 다행이다. 개인적인 승리보다는 후반기 들어서 내가 나갔을 때 팀이 전승이더라. 그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상대도 오늘(23일)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이라 더 집중했는데 방망이가 조금 쳐주면서 승리로 연결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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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는 "그냥 빗맞게 던지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정타를 맞는 것보다는 최대한 타이밍을 뺏는다는 생각으로 했고, 마지막 공은 살짝 실투였는데 다행히 운이 좋게 잘 막았다"고 되돌아봤다.
강속구 시대에 리그 1위 투수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구속이 느린 다른 투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는 점도 뿌듯하다.
임찬규는 "요즘 구속 혁명 시대고 모든 투수들이 150㎞ 이상 공을 많이 던지고 있어서 그래서 내가 조금 더 유니크하다. 나만의 색깔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야구를 오래 하는 데 있어서 부상에 있어서도 조금 자유로운 게 더 좋은 것 같다. 구속이 느린 선수들한테는 그래도 희망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날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선수들도 다 본인들의 생각을 정리하고 디자인을 잘해서 좋은 선수들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구속을 뛰어넘는 가장 큰 무기는 정교한 제구력이다. 어떤 구종이든 본인이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구속이 느린 단점을 가릴 수 있다.
임찬규는 "구종 구사율이 좋다. 카운트에 상관없이 4가지 구종을 다 아무 카운트에나 던질 수 있다. 그리고 100%는 아니지만, 비슷하게 내가 원하는 코스로 갈 수 있는 것을 보면 성장한 것 같다. 3볼이든 2볼이든 어떤 한 구종에 편중되지 않고 모든 구종을 구사할 수 있다. 올해는 나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몸쪽이랑 슬라이더를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몸쪽 공이랑 슬라이더 그 두가지가 생겨나면서 조금 더 1이닝씩 더 던질 수 있는 퍼포먼스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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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