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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톨허스트 '대박', 콜어빈-벨라스케즈 '폭망'은 우연이 아니다...뭘 의미하나

기사입력 2025-08-26 11:07


폰세-톨허스트 '대박', 콜어빈-벨라스케즈 '폭망'은 우연이 아니다...…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폰세가 3회초 실점 위기를 넘긴 뒤 포효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30/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폰세와 콜 어빈, 톨허스트와 벨라스케즈의 사례가 시사하는 것은.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 비중이 매우 높은 리그다. 투수 원투펀치만 잘 뽑아도 가을야구는 예약이라고 봐도, 전혀 허황된 소리는 아니다. 한화 이글스가 폰세, 와이스를 앞세워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SSG 랜더스가 뭔가 불안정한 전력과 경기력에도 3위에 있는 건 화이트, 앤더슨의 존재가 든든하기 때문이다.

특히 확실한 에이스 한 명이 있으면, 연승은 이어주고 연패는 끊어주니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그 관점에서 올해 최고 히트 외인은 바로 한화의 폰세다. 24경기 1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3. 경이적인 기록이다.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6승에 평균자책점이 0.57로 떨어진다.

그런데 시즌 전 폰세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좋다고 할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기록이 화려하지도 않고, 직전 3년 동안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는데 늘 부상 이슈에 시달렸다. 능력은 나쁘지 않은데, '시한 폭탄' 느낌이었다.


폰세-톨허스트 '대박', 콜어빈-벨라스케즈 '폭망'은 우연이 아니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경기. 3회초 KT 허경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진 두산 선발 콜어빈.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8.24/
오히려 최고로 화제가 된 선수는 두산 베어스 콜 어빈이었다. 현역 빅리그 투수가 도대체 왜 한국에 오느냐고 할 정도로, 깜짝 놀랄만한 영입이었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그의 프로다운 자세와 구위, 제구는 리그를 '씹어먹을' 분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콜 어빈 덕에 두산으르 5강 후보로 평가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희비는 완전히 교차했다. 폰세는 위에서 설명을 했고, 콜 어빈은 23경기 7승9패 평균자책점 4.05로 부진하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시즌 초 마운드 위 코치 '어깨빵' 사건으로 완전히 눈밖에 났고 이후 정말 100% 진심을 다해 던지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의욕이 없어보이는 게 사실이다. 빨리 시즌 끝나기만을 바라는 선수의 느낌까지 준다. 그래도 대놓고 태업은 안 하니 두산으로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애매한 상황이다.

그리고 최근 주목을 받는 외국인 선수 영입 사례가 바로 LG 트윈스 톨허스트와 롯데 자이언츠 벨라스케즈다. 두 팀 모두 외국인 투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진 건 똑같았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풀에서 누가 좋은 선수를 데려오느냐 싸움이었다.


폰세-톨허스트 '대박', 콜어빈-벨라스케즈 '폭망'은 우연이 아니다...…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톨허스트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24/
이름값으로만 놓고 보면 단연 벨라스케즈의 우위다. 메이저리그 통산 승수만 38승이다. 반면 톨허스트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하다. 하지만 톨허스트는 3경기 3전승 평균자책점 0.50, 벨라스케즈는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치고 있다. 물론 팀 전력 등이 고려돼야 하지만, 누가 봐도 톨허스트는 구위 제구 모두에서 안정감이 있고 벨라스케즈는 전성기를 지나 구위가 많이 떨어져있는 모습이다.


이 사례들이 시사하는 바가 뭘까. KBO리그 특성상 이름값이나 빅리그 성적보다, 이 아시아 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야구와 한국 야구는 스타일 자체가 다르다. 타자들의 컨택트 능력이 좋고, 변화구 대처도 강하다. 폰세는 일본에서 더 어려운 무대를 경험해봤다. 이게 KBO리그 평정에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폰세와 같이 압도적 구위가 아니라면 차라리 톨허스트처럼 다양한 구종에 경기 운영이 좋은 투수가 유리할 수 있다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폰세-톨허스트 '대박', 콜어빈-벨라스케즈 '폭망'은 우연이 아니다...…
1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2회 5실점을 허용한 롯데 선발 벨라스케즈.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8.13/
최근 트렌드도 중요시 여겨야 한다. ABS 도입 후 제구가 살짝 떨어지는 투수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날려 들어가는 공이 존 모서리 끝에 걸치면 타자들이 대처가 안 되기 때문이다. 콜 어빈, 벨라스케즈와 같이 제구가 되는 투수가 오히려 고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롯데 감보아, 삼성 가라비토, KT 패트릭처럼 공은 빠른데, 메이저에 못 간 선수들은 다 제구가 안 된다는 건데 그게 KBO리그에서는 무기가 되니 흥미로운 일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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