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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에 울지 않아! 9번째 QS → 2년만의 완벽 부활…롯데의 가을꿈? '부동심' 나균안 있음에 [부산리포트]

기사입력 2025-08-27 09:23


불운에 울지 않아! 9번째 QS → 2년만의 완벽 부활…롯데의 가을꿈?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롯데 선발투수로 등판한 나균안.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6/

불운에 울지 않아! 9번째 QS → 2년만의 완벽 부활…롯데의 가을꿈?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박찬형이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6/

불운에 울지 않아! 9번째 QS → 2년만의 완벽 부활…롯데의 가을꿈?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6/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년만의 완벽 부활이다. 거듭된 불운도 그를 흔들지 못했다. 태산 같은 안정감으로 우뚝 섰다.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이 그 주인공이다. 나균안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역투, 올시즌 9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이날 롯데는 4대3으로 승리, 나균안에게 시즌 3승을 안겼다.

유독 승리와 가깝지 못한 선수다. 2년전인 2023년에도 23경기 130⅓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3.80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6승8패에 그쳤다. 특히 전반기에만 6승을 올리고도, 후반기에는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올해는 더욱 불운하다. 전날까지 24경기(선발 22) 12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도 8개에 달했다.

하지만 승리는 단 2개 뿐이었다. 심지어 시즌 첫승이 6월 11일 KT전에 나왔고, 그나마도 구원승이었다. 선발승은 6월 19일 한화전이 유일하고, 그 뒤로 퀄리티스타트를 5번이나 기록하고도 2개월 넘게 또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이상하게 나균안이 등판하는 날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뒤 뒤집어지는 경기가 많았다. 김태형 감독이 "나균안에게 미안하다"며 거듭 속상한 속내를 밝힌 이유가 있다.

이날 승리로 나균안은 127이닝을 기록하며 2년전을 뛰어넘는 커리어하이를 앞두게 됐다.


불운에 울지 않아! 9번째 QS → 2년만의 완벽 부활…롯데의 가을꿈?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롯데 선발투수로 등판한 나균안.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6/
100구를 던질지언정 5이닝을 버텨내는 투수가 바로 나균안이다. 포수로 뛰던 시절 팬들로부터 워낙 많은 비판에 직면했고, 이후 투수로 전향하고, 마당쇠 역할을 거쳐 선발투수까지 자리잡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뜻하지 않은 음주 파문까지 휘말리며 커리어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은 나균안의 멘털을 강철처럼 다듬었다.


롯데는 1회초 리드오프 박찬형의 2루타, 고승민의 적시타를 묶어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2회초 곧바로 2실점하며 흔들렸다. 나균안은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볼카운트 0B2S에서 안타를 맞았고, 2사 후 스티븐슨의 2루타, 장준원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2점을 내줬다.

하지만 롯데도 만만찮았다. 2회말 곧바로 2사후 이호준의 볼넷과 장두성의 안타, 상대 견제 실수로 2-2 동점을 이뤘다.


불운에 울지 않아! 9번째 QS → 2년만의 완벽 부활…롯데의 가을꿈?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5회말 1사 2루 고승민이 안타를 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6/
그리고 나균안은 평정심을 되찾았다. 3~4회 상대 상위타선을 잇따라 3자 범퇴로 돌려세웠다. 그 사이 롯데는 4회말 이호준의 1타점 2루타, 5회말 고승민의 안타에 이은 KT 우익수 안현민의 실책이 더해지며 2점을 추가, 4-2 리드를 잡았다.

어지간한 수비 실수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날 나균안의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 2사 후 강백호의 타구는 날카롭게 좌중간을 향했다. 빠르게 따라잡은 좌익수 황성빈이 잡는가 싶었지만, 순간 타구가 라이트에 들어갔는지 공을 놓치며 2루타가 됐다.

예전 같으면 진땀을 뻘뻘 흘리며 흔들릴 법한 상황. 하지만 어느덧 부처의 부동심으로 거듭난 나균안은 다음타자인 베테랑 김상수를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자신의 승리투수 요건을 완성했다.


불운에 울지 않아! 9번째 QS → 2년만의 완벽 부활…롯데의 가을꿈?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2회초 2실점 한 나균안이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6/
시즌전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의 필승조 기용을 고민하기도 했다. 지난 6월 한때 불펜으로 이동한 적도 있다. 사령탑 입장에서 느끼는 나균안의 든든한 안정감이 엿보인다.

하지만 나균안은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지켜냈다. 나균안만한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 선발로 돌아온 나균안은 매경기 인상적인 투구로 사령탑의 신뢰에 보답하고 있다. 롯데가 대체 외인 벨라스케즈의 부진과 12연패의 여파 속에도 가을을 꿈꿀 수 있는 이유, 'Mr.평정심' 나균안 덕분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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