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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통산 4번째 1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의 부진만 없었다면 4년, 5년 연속 달성했을 이정표. 하지만 KT 위즈 고영표(34)의 마음에 그런 흔들림은 없었다.
지난해 6승8패의 부침을 겪고, 올해도 잘 던지는 와중에 아홉수에 시달렸던 고영표로선 한층 더 기분좋은 승리였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초반 컨디션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는데, 빠르게 바로잡은게 좋았다. 또 1회에 안타를 3개나 내줬는데, (안)현민이가 도와준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다"며 웃었다.
이날 고영표가 가장 불안했던 순간이 바로 1회였다. 하지만 우익수 안현민의 괴물 같은 송구가 3루로 뛰던 롯데 최고의 준족 장두성을 잡아냈고, 이는 6이닝 1실점의 호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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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타로 강현우가 기용되면서 경기 중간에 포수가 바뀌는 어려움도 겪었다. 선발투수, 그것도 고영표 정도 되는 에이스급 투수에겐 드문 일이다.
집중력에 영향이 없을리 없다. 고영표도 "사실 조금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걸 느꼈다. 포수가 바뀌면서 볼배합도 많이 달라졌다. 호흡을 가다듬었다"면서도 "최대한 (강)현우의 리드에 맞추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근 5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하고도 승리를 쌓는데 실패했을 만큼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렸다. 고영표는 "사실 승리가 따라오지 않으면 지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항상 내가 하고자 하는 퀄리티스타트에 대한 목표 의식을 일깨웠다. 나 자신에게 잘 버텨줬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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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엔 우규민 형을 비롯한 선배들이 있고, 또 치고 올라오는 소형준 같은 투수도 있다. 사실 복받은 선수들이다. 형들의 노하우를 쏙쏙 빼먹기 바란다."
고영표는 8월 들어 부침을 겪고 있는 안현민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묻자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줄 뿐이다. 부진하다 하지만 사실 기록이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해온대로 잘 지키고, 이럴 때 잘 버텨내는 게 또 중요한 배움의 기회다. 하루하루가 다 플러스다. 지금을 즐기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