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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10승 달성! 부활한 107억 에이스, '롯데 킬러' 자존심도 되살렸다…'아홉수'도, 갑작스런 포수 교체에도 흔들림無 [인터뷰]

기사입력 2025-08-28 00:11


4번째 10승 달성! 부활한 107억 에이스, '롯데 킬러' 자존심도 되…
인터뷰에 임한 고영표. 김영록 기자

4번째 10승 달성! 부활한 107억 에이스, '롯데 킬러' 자존심도 되…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롯데전. KT가 7대2로 승리했다. 승리 투수 고영표가 강현우 포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7/

4번째 10승 달성! 부활한 107억 에이스, '롯데 킬러' 자존심도 되…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롯데전. 5회말 1사 3루의 실점위기를 넘긴 고영표가 기뻐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7/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통산 4번째 1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의 부진만 없었다면 4년, 5년 연속 달성했을 이정표. 하지만 KT 위즈 고영표(34)의 마음에 그런 흔들림은 없었다.

KT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4차전에서 7대2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KT는 LG 트윈스-한화 이글스-롯데에 이어 시즌 60승(4무58패) 고지에 4번째로 올라섰다.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4위로 복귀했다.

지난해 6승8패의 부침을 겪고, 올해도 잘 던지는 와중에 아홉수에 시달렸던 고영표로선 한층 더 기분좋은 승리였다.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초반 컨디션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는데, 빠르게 바로잡은게 좋았다. 또 1회에 안타를 3개나 내줬는데, (안)현민이가 도와준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다"며 웃었다.

이날 고영표가 가장 불안했던 순간이 바로 1회였다. 하지만 우익수 안현민의 괴물 같은 송구가 3루로 뛰던 롯데 최고의 준족 장두성을 잡아냈고, 이는 6이닝 1실점의 호투로 이어졌다.

원래 롯데 킬러로 유명했던 고영표다. 하지만 올시즌 첫 대결(6월 27일)에는 2⅔이닝 7실점으로 난타당했다. 고영표 인생 최악의 경기 중 하나였다.


4번째 10승 달성! 부활한 107억 에이스, '롯데 킬러' 자존심도 되…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롯데전. KT 선발투수로 등판한 고영표.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7/
하지만 고영표답게 이를 오히려 동기부여삼아 스스로를 가다듬었다. 고영표는 "매번 신경써서 등판했지만, 사람이 마음먹는다고 다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라며 "평소처럼 던진게 오히려 잘된 것 같다. 오늘 좀 좋지 않더라도 그냥 하자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안타는 많이 맞았지만, 수비 도움을 받아 잘 막은 덕분에 10승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타로 강현우가 기용되면서 경기 중간에 포수가 바뀌는 어려움도 겪었다. 선발투수, 그것도 고영표 정도 되는 에이스급 투수에겐 드문 일이다.


집중력에 영향이 없을리 없다. 고영표도 "사실 조금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걸 느꼈다. 포수가 바뀌면서 볼배합도 많이 달라졌다. 호흡을 가다듬었다"면서도 "최대한 (강)현우의 리드에 맞추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근 5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하고도 승리를 쌓는데 실패했을 만큼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렸다. 고영표는 "사실 승리가 따라오지 않으면 지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항상 내가 하고자 하는 퀄리티스타트에 대한 목표 의식을 일깨웠다. 나 자신에게 잘 버텨줬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4번째 10승 달성! 부활한 107억 에이스, '롯데 킬러' 자존심도 되…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롯데전. KT가 7대2로 승리했다. 이강철 감독이 승리투수 고영표를 맞이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7/
말그대로 역대급 순위싸움이다. 고영표는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의식하고 스트레스받으면 쫓기기 마련"이라며 "우리 팀은 '잘해야한다' 같은 부담감이나 불필요한 생각을 안하는게 장점인 팀이다. 늘 무심하게 쭉쭉 걸어간다. 후배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이다. 내가 선배로서 먼저 다가간다"며 웃었다.

"우리 팀엔 우규민 형을 비롯한 선배들이 있고, 또 치고 올라오는 소형준 같은 투수도 있다. 사실 복받은 선수들이다. 형들의 노하우를 쏙쏙 빼먹기 바란다."

고영표는 8월 들어 부침을 겪고 있는 안현민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묻자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줄 뿐이다. 부진하다 하지만 사실 기록이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해온대로 잘 지키고, 이럴 때 잘 버텨내는 게 또 중요한 배움의 기회다. 하루하루가 다 플러스다. 지금을 즐기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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