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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올시즌 예상 밖으로 고전하는 이유는 막강할 것이라고 평가받았던 선발 로테이션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수천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에이스급 투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로테이션이 틀어지니 온전히 시즌을 치르기가 어려웠다. 마이클 코펙, 브루스다 그라테롤 등 핵심 불펜진 부상도 여파가 컸지만, 선발진 붕괴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NPB '괴물' 사사키 로키는 '완성형 투수'가 아니었다. 8경기서 평균자책점 4.72를 올린 뒤 오른쪽 어깨 충돌증후군 진단을 받고 사라져 지금은 트리플A서 재활 중이다.
오타니 쇼헤이는 최근 2년 동안 팔꿈치와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느라 지난 6월 중순이 돼서야 돌아왔다. 그런데 오타니는 아직 5이닝을 못 던진다. 오프너 개념으로 등판한다고 봐야 한다.
그나마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던 더스틴 메이는 보스턴 레드삭스로 보내버렸고, 신예 에밋 시한은 후반기 들어 로테이션에 합류해 이제야 빛을 내기 시작했다. 로테이션을 처음부터 꾸준히 지킨 건 야마모토 요시노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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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8월 들어 피칭이 눈부시다.
커쇼는 27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에 등판해 5이닝을 2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8월 5경기에서 전승을 거뒀고, 28⅔이닝 동안 20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삼진 19개를 잡아냈다. 월간 5승에 평균자책점 1.88을 마크했다. NL '8월의 투수' 후보로 손색없다.
그런데 이날 신시내티전은 커쇼가 올시즌 세 번째로 4일 휴식 후 등판한 경기다. 로테이션대로라면 28일 신시내티전을 준비했어야 했다. 등판 날짜가 앞당겨진 데는 이유가 있다. 오타니에게 휴식을 하루 더 줘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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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는 받아들였다. 오타니처럼 커쇼도 지난 겨울 재활에 매달렸던 투수다. 그럼에도 벌써 3번이나 4일 휴식 후 등판, 즉 5일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그는 휴식 기간과 상관없이 자신의 투구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포스트시즌서 3일 휴식 후 선발등판한 것도 여러 번이다. 커쇼의 승부욕은 아무도 못 말린다.
휴식 기간이 짧았다고 피칭 내용이 들쭉날쭉한 것도 아니다. 커쇼는 4일을 쉬고 나선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29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6월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그리고 이날 신시내티전이다. 참으로 공교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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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는 5일 휴식 후 등판한 통산 2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7, 6일 이상 쉬고 나선 17경기에서는 2.72를 각각 마크했다. 많이 쉴수록 성적이 좋다. 올시즌에는 5일 휴식 후 15경기에서 3.14, 6일 이상 쉬고 던진 10경기서는 2.54를 각각 마크했다.
오타니의 경우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3년 딱 한 번 3일 쉬고 나선 적이 있는데, 그건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돼 발생한 아주 특별한 케이스였다. 오타니는 통산 5일 휴식 후 등판한 3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6, 6일 이상 쉬고 나선 60경기에서는 3.75를 나타냈다. 야마모토와는 달리 5일 휴식이 가장 적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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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