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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IA가 못 친 거야, 문용익이 잘 던진 거야.
문용익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김재윤의 보상 선수로 KT에 합류했다. 삼성에서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불펜으로 어느정도 존재감을 드러냈고, KT는 새로운 불펜 필승조가 될 거라는 기대 속에 문용익을 지명했다.
하지만 새 팀 적응은 쉽지 않았다. 특히 KT는 불펜이 강하기로 유명한 팀. 확실한 자기 무기가 없으면 1군에서 기회를 얻는게 쉽지 않았다. 지난해 12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12.19을 기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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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이 아무 대책 없이, 아무나 선발로 내세운 건 아니다. 사실 문용익은 올해 콜업됐을 때는 팀 사정상 불펜으로 나왔지만, 2군에서는 꾸준하게 선발 수업을 받고 있었다. 대체 선발 요원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선발 준비를 시킬 자원을 찾았고, 문용익이 뽑혔다. 투수 전문가 이 감독은 문용익이 불펜으로는 빠른 공을 던지지만 제구가 안정적이지 못한 점을 발견해, 차라리 선발로 힘을 빼고 길게 던지면 제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랜 기간, 힘들게 준비한 보상을 제대로 받았다. 선수 본인도 선발 전환에 대한 가능성을 보였고, 5강 싸움에서 갈 길 바쁜 KT는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 경기가 향후 KT가 가을야구를 간다고 가정하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문용익은 이날 '파이어볼러'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포크볼러로 대변신에 성공했다. 직구 최고구속 151km를 찍긴 했는데, 중요한 건 총 73개의 공 중 직구는 16개밖에 던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포크볼을 무려 44개나 던졌다. 문용익은 원래 직구-슬라이더 투피치 유형의 투수였다. 하지만 KT에 와 생존을 위해 포크볼을 연마했고, 그 비밀 무기가 이날 제대로 터졌다. KIA 타자들도 생소한 문용익의 구종과 경기 운영에 당황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