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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실력과 건강함을 스스로 증명해야만 한다.
그러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김하성을 영입했다. 올 시즌 잔여연봉 200만달러와 내년 시즌 계약연봉(1600만달러) 등 총 1800만달러(약 251억원)을 부담하는 조건이다. 빅마켓 클럽 중 하나인 애틀랜타에게 1800만달러는 크게 부담스러운 액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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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비즈니스 논리가 주도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약속의 땅' 같은 건 애초부터 존재할 수가 없다. 오로지 실력과 가치를 기준으로 선수의 입지가 갈리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다. 좋은 실력을 보여주면 천문학적인 연봉과 장기 계약을 안겨주지만, 그렇지 못하면 가차없이 내다 버리는 세계다.
때문에 김하성도 안심할 수 없다. 지금 당장은 따뜻하게 반겨준다고 해도 애틀랜타의 입장이 언제 다시 차갑게 돌아설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2025시즌 잔여경기를 통해 실력을 입증해야만 한다. 만약 김하성이 올해 잔여시즌 동안에 또 부상자명단(IL)에 들어간다거나 지금처럼 2할대 초반 타율에서 허덕인다면 시즌 종료 후 애틀랜타가 김하성과의 계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김하성이 옵트아웃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 1600만달러의 연봉이 보장되는 건 맞다. 하지만 김하성이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못한다고 판단되면 트레이드 카드 등으로 활용해 팀에서 털어낼 수도 있다.
이는 애틀랜타가 탬파베이에서 방출당한 김하성을 데려온 가장 중요한 이유와 관련있다. 애틀랜타가 김하성에게 기대하는 건 안정적인 수비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 기대하는 가치는 바로 '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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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애틀랜타가 김하성에게 요구하는 건 수비보다 공격면에서 활약하는 것이다. 애틀랜타는 올해 초 탬파베이가 그랬던 것처럼 '부상이전의 김하성'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하성은 부상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타격면에서의 부진이 심각하다. 탬파베이에서 지난 7월초 복귀 후 약 2개월 동안 두 차례 IL에 들어가며 겨우 24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타율은 고작 0.214(84타수 18안타)에 그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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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해 잔여시즌 동안 애틀랜타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준다면 김하성은 2026시즌 주전 유격수로서 다시 각광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잔여시즌에도 여전히 형편없는 타격에 부실한 피지컬로 허덕인다면, 애틀랜타는 스토브리그에서 김하성과의 동행을 중단하는 선택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200만달러는 이미 버린 셈 치고, 1600만달러라도 보전하겠다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보면 이 방법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하성은 잔여시즌에서 지산의 가치를 새로 입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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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