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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한 3회 4회까지는 2점 3점으로 막아줘야 그래도..."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그렇게 많은 걸 바라지는 않았다. 그는 선발투수가 3이닝 3실점 정도만 해줘도 승부가 된다고 했다. 하지만 외국인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는 1회도 못 채우고 교체됐다. 급히 나온 이민석과 박진이 4이닝을 1실점으로 합작하며 버텨준 덕분에 그나마 반격이 가능했다.
롯데는 눈 딱 감고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교체했다. 빅리그 9시즌 경력의 벨라스케즈가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데이비슨은 10승(5패)을 채웠지만 퀄리티스타트 성공률이 50%에 불과했다. 포스트시즌을 겨냥한 롯데의 결단은 일면 타당했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144경기나 뛴 거물이다. 통산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메이저리그 38승 투수의 배신이다. 가을야구 원투펀치는 커녕 롯데는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목표가 돼 버렸다.
김태형 감독은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벨라스케즈가 직전 등판에선 개선 조짐을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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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벨라스케즈가 정말 최소한의 역할만 해주길 바랐다. 김태형 감독은 "그래도 한 3~4회까지는 2~3점으로 막아줘야 따라갈 만하다. 3회 이전에 한 5점 줘버리면 답이 없다. 투구수 60개 70개까지는 3점 정도로 끌고가줘야 한다"고 짚었다.
벨라스케즈는 60개는 커녕 36구에 홈런 1개 포함 5안타 1볼넷 5실점 무너졌다. 1회부터 이민석이 나왔다. 이민석도 2회 2사 만루 위기에 교체됐다. 세 번째로 올라온 박진이 5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SSG를 붙잡았다. 롯데는 5회말 9-5 역전에 성공했다. 엉망이 될 뻔한 경기를 연봉 6000만원 박진이 수습해준 덕분에 롯데는 드라마를 썼다.
부산=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