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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하위팀 이제 잊어라' 7년 만에 PS 진출…살아있는 '자력 1위' 가능성, 끝까지 달린다

최종수정 2025-09-15 11:11

'만년 하위팀 이제 잊어라' 7년 만에 PS 진출…살아있는 '자력 1위'…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한화 선수들의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2/

[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가 7년 만에 '가을의 축제'에 초대받았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0대5로 승리했다. 가을야구 매직넘버가 1은 남아있었다.

NC와 삼성이 전승을 한다면 한화가 6위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들의 맞대결이 남아 있어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다. 한화는 매직넘버 1은 남아있지만, 남은 경기 전패를 해도 5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의 마지막 포스트시즌는 2018년으로 당시 3위를 했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하게 됐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만나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업셋을 허용했다.

다시 가을야구에 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7년.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9년 9위로 마친 한화는 2020년 역시 하위권을 전전하자 6월 성적 부진으로 가을야구를 이끌었던 한용덕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2020년 시즌을 마치고 전면 리빌딩을 위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다.

성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3년 계약을 한 수베로 감독은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유망주 육성에 시간을 보낸 한화는 2023년 시즌 초반 수베로 감독과 결별하고 최원호 감독과 계약했다.

최 감독은 온전히 한 시즌을 이끌지 못했다. 2023년 중간에 선임돼 2024년을 지휘했지만, 시즌을 마치지 못한 채 결국 5월 경질됐다.


한화의 선택은 '가을 청부사' 김경문 감독.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에서 사령탑을 하면서 14시즌 중 총 10차례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만년 하위팀 이제 잊어라' 7년 만에 PS 진출…살아있는 '자력 1위'…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초 2사 2루 한화 채은성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0/
그사이 꾸준하게 투자도 이어갔다. 50억 이상의 대형 FA 투자도 이어졌다. 2022년 내야수 채은성과 6년 총액 90억원에 계약하며 7년 만에 외부 FA를 영입했고, 이듬해에는 내야수 안치홍과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투수 엄상백과 4년 총액 78억원,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와 더불어 2024년 시즌을 마치고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있던 류현진이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을 해 한화로 복귀하는 등 '윈나우'를 향한 전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만년 하위팀 이제 잊어라' 7년 만에 PS 진출…살아있는 '자력 1위'…
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02/
리빌딩과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며 때를 기다렸다. 올해 새롭게 개장하는 '신구장'이 적기였다. 약팀의 이미지를 벗어나 강팀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벡전노장' 김경문 감독은 적임자였다. 시즌 초반 지독한 타격 부진에 최하위를 찍기도 했지만, 김 감독 특유의 뚝심을 바탕으로 반등의 시기를 기다렸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는 19년 만에 한화의 15승 듀오로 거듭나면서 확실한 '원투 펀치'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폰세는 개막 17연승을 질주하고,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KBO리그 역대급 외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리빌딩의 결과도 확실히 나왔다. 2022년 1차지명 문동주는 10승 투수로 성장했고, 2024년 1라운드 김서현은 30세이브를 기록한 KBO리그 대표 마무리가 됐다. 또한 2023년 2라운드로 입단한 문현빈은 팀 내 유일한 규정 타석 타율 3할을 지키고 있다.


'만년 하위팀 이제 잊어라' 7년 만에 PS 진출…살아있는 '자력 1위'…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한화 문현빈이 안타를 날린 뒤 숨을 고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4/

'만년 하위팀 이제 잊어라' 7년 만에 PS 진출…살아있는 '자력 1위'…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1사 만루 한화 리베라토가 만루포를 터뜨리자 폰세가 환호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3/
외국인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부상으로 빠지자 루이스 리베라토를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한 것 역시 신의 한수였다. 리베라토는 51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 9홈런 33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에 힘을 제대로 보탰다.

탄탄한 투수진을 바탕으로 타격까지 올라오면서 한화는 8연승, 12연승, 10연승을 하는 등 빠르게 승리를 쌓아가며 선두 질주를 달리기도 했다.

과감한 트레이드도 빛을 봤다. 트레이드 마감일 '현역 안타 1위' 손아섭을 영입하면서 타선에 힘을 더욱 강화했다. 손아섭은 9월 타율 3할7푼9리로 맹타를 치는 한편, 특유의 근성과 노련함으로 젊은 선수의 본보기로 자리잡았다.

한화는 후반기 LG의 질주로 2위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시즌 막바지까지 1위 가능성을 살리며 단순한 가을 야구 진출이 아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만년 하위팀 이제 잊어라' 7년 만에 PS 진출…살아있는 '자력 1위'…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승리한 한화 김경문 감독과 채은성이 기뻐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09/
14일까지 선두 LG와의 승차는 3.5경기 차. 한 경기 덜 치른 가운데 LG와 맞대결 3연전이 있다. 남은 경기 전승을 한다면 LG가 전승을 해도 88승3무53패로 동률을 이루게 된다. 타이브레이크가 열리게 되고 단판 승부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한화와 LG는 오는 26일부터 3연전을 치른다. 한화로서는 자력 우승 가능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맞대결 전까지 3경기 차를 유지하면 된다.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은 아닌 시나리오.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 만큼,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달릴 예정이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만년 하위팀 이제 잊어라' 7년 만에 PS 진출…살아있는 '자력 1위'…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승리한 한화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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