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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실망할 필요 없다. 졌지만 잘 싸웠다. 83번이나 이긴 팀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한화는 정말 잘 싸웠다. 시즌 전 5강권으로 분류됐던 전문가 예상을 보란듯이 뒤엎었다. 외국인 원투펀치 폰세와 와이스의 역할이 컸다고 해도 국내선수들이 성장해준 덕분에 가능했던 돌풍이다. 2023년 신인 문현빈이 이제 리그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은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2022년 신인 문동주는 10승 투수(11승 5패)가 됐다. 2023년 전체 1번 김서현은 마무리 보직 첫 해에 33세이브나 수확했다. 블론세이브도 4개 밖에 되지 않았는데 하필 이날 나왔다.
2013년 암흑기를 탈출한 LG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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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비록 이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업셋을 당해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암흑기를 깨부순 첫 해로 기억되며 현재 강팀이 된 초석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LG는 암흑기 탈출까지 11년, 그리고 그후 우승까지 다시 12년이 걸렸다.
한화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이미 '성공한 시즌'이라 평가해도 과하지 않다. 왜 1등을 못했느냐는 손가락질 보다 '압도적 2등'이라는 찬사와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