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형이 약속했어요. 인천까지 가게 해준다고" 잃을 게 없어서 더 무섭다[창원 인터뷰]

최종수정 2025-10-04 22:17

"건우형이 약속했어요. 인천까지 가게 해준다고" 잃을 게 없어서 더 무섭…
4일 최종전이 끝난 후 인터뷰하는 박건우와 박민우. 사진=나유리 기자

[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저희가 9연승 할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하지만 절대 그냥 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4일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5위팀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시즌 막판 기적의 9연승을 해내면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목표를 현실로 만들었다.

5위를 확정지은 후 주장 박민우와 핵심 타자 박건우는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박민우는 "시즌 막판에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가지고 진짜 드라마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했고, 박건우는 "확률이 3.5%였다고 하더라. 저희가 9연승 하기 전에. 사실 희망이 없다고 봤었는데, 선수들이 하나로 모여서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니까 끝까지 긴장 풀지 말고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박민우는 3일 1군에 복귀해 이날 대타로 한 타석만 소화했다. 몸 상태가 좋아 타격은 100% 소화할 수 있지만, 아직 수비는 어려운 상황이다.


"건우형이 약속했어요. 인천까지 가게 해준다고" 잃을 게 없어서 더 무섭…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초 1사 3루 NC 최원준 적시타 때 득점한 김주원이 박건우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01/
박민우는 "제일 중요한 시기에 빠져있어서 사실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서 기분은 좋았다. 집에서 보면서 응원도 많이 했다. 팀이 이기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다"며 고마워했다.

손아섭이 이적한 후, 진짜 야수 고참으로서의 책임감을 체감하고 있는 박건우는 "제가 해결을 해줘야 후배들이 따라와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 민우가 빠져있긴 했지만, 허리 아픈데도 경기 보러 계속 오고 더그아웃에서도 응원해줬다. '우리 할 수 있다. 꼭 5강 가야한다'이러면서 응원하고 갔다. 그런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진짜 한마음으로 잘 모였다"며 박민우와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NC는 전반기 불의의 사고로 인해 2개월 가까이 홈구장을 사용하지 못해 원정 떠돌이 생활을 하기도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선수들끼리는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었다. 박민우는 "긴 원정 생활을 하면서 선수들끼리 대화도 많이 했고, 좋은 경험을 했다. 생각도 더 많이 했다. 이렇게 가을야구 막차를 타게 됐는데, 그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돌아봤다.


"건우형이 약속했어요. 인천까지 가게 해준다고" 잃을 게 없어서 더 무섭…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한화와 경기. 타격하고 있는 NC 박민우.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8.15/

사실 5강 역전이 희박했던 상황에서, NC 선수단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무슨 선물이라도 걸려있었냐'는 취재진의 농담에 박건우는 "진짜 없다. 그런건 일절 없다"고 손사레를 치면서 "제가 오늘도 박민우에게 '너 우리 팀 분위기 한번 느껴봐라'고 이야기 했다. 분위기 자체가 진짜 달라졌다"며 미소지었다. 박민우는 "제가 TV로 올해 우승한 LG를 보면서 야구 진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팀 선수들도 이제 야구 잘하고, 야구를 알면서 하는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다. 또 분위기도 좋으니까 계속 연습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쁨에 취해있을 시간은 없다. NC는 5일 곧장 대구로 이동해 6일 원정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단판 승부다.


"건우형이 약속했어요. 인천까지 가게 해준다고" 잃을 게 없어서 더 무섭…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승리한 NC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01/
박건우는 "우리가 9연승을 그냥 한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좀 더 높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 선수들을 믿고, 감독님, 코치님들, 또 민우를 믿고 모두 격려하면서 하고싶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더이상 잃을 게 없다. 최선을 다해서 한 팀이 돼서 끝까지 한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박민우 역시 "우리가 9연승을 했지만 10연승, 11연승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우리는 가을에 좋은 기억도 있다. 우리 선수들이 워낙 잘하고 있어서 내가 별 할 말도 없다.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잘해서 좋은 마무리를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건우는 박민우에게 "인천까지 가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아직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인해 대타 출장만 가능한 박민우는 "준플레이오프 시리즈까지 가면, 선발 출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박건우가 내건 약속이다.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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