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짜던 애물단지→언히터블 난세영웅' 사사키의 놀라운 진화, 야구의 신이 다저스를 응원하고 있다

기사입력 2025-10-11 00:10


'눈물짜던 애물단지→언히터블 난세영웅' 사사키의 놀라운 진화, 야구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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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야구의 신'은 정녕 다저스의 편인가.

LA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정규리그 승률 2위(0.593)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건너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에서 격파하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7전4선승제)에 선착했다.

다저스는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NLDS 4차전에서 연장 접전끝에 대주자로 나온 김혜성의 결승득점에 힘입어 2대1로 신승하며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NLCS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2년 연속 NLCS 무대를 밟게 됐다. 지난해에는 월드시리즈까지 올라가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챔피언이 됐다.

챔피언십 시리즈 맞상대는 NLDS 2승2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카고 컵스 중에서 최종 5차전에 승리하는 팀이다. 5차전은 12일에 열린다.

누가 이기든 다저스로서는 일정상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NLCS 1차전은 14일에 열린다. 불펜이 상당히 소모됐던 다저스로서는 3일간 휴식이 보장된다. 반면, 밀워키나 컵스는 NLDS 최종 5차전을 치른 뒤 13일 하루 밖에 쉬지 못하고 곧바로 NLCS에 돌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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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에서는 투수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데 이런 면에서 다저스에 유리한 국면이 형성된 셈이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가 '단기전 강자'의 모습을 되찾은 듯 하다.

특히 다저스는 NLDS를 통해 또 다른 추진 동력을 얻었다. 바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필승조로 돌아온 사사키 로키의 놀라운 진화다. 사사키가 전혀 기대치 않았던 활약을 펼친 덕분에 다저스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와 디비전시리즈를 비교적 가볍게 통과할 수 있었다.


사사키는 지난 겨울 다저스가 포스팅 경쟁을 통해 650만달러(약 92억5000만원)에 영입한 젊은 일본인 에이스다. 당초 다저스는 사사키를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여겼다. 개막 로테이션에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막상 선발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초반 8경기에서 무려 4.7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적으로 쉽게 흔들리는 약점도 노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5월 초 오른쪽 어깨에 충돌증후군이 생겨 등판을 중단한 사사키는 결국 지난 6월21일자로로잘 부상자 명단(IL)에 들어갔다. 이후 긴 재활을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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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만 해도 다저스의 사사키 영입은 실패한 선택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지난 9월 25일자로 빅리그 엔트리에 복귀한 사사키는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해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코칭스태프의 활용 방식도 달라졌다. 4개월 여에 걸친 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사시키를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재활을 마친 뒤 일시적인 불펜 투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사사키가 되살아난 100마일 대 포심과 스플리터를 앞세워 9월 25일 애리조나전과 27일 시애틀 전에서 연속으로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자 조심스레 '포스트시즌 불펜활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루키' 사사키를 포스트시즌 무대의 필승 불펜으로 전격 투입하기에 이르렀다. 이 선택은 말 그대로 '신의 한수'였다.

사사키는 '새가슴'이라는 평가를 날려버리는 배짱투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 불펜의 최대 히트상품으로 등장했다.

지난 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 9회에 첫 등장한 사사키는 최고 101.7마일(시속 약 163.7㎞)의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단 11구 만에 세 타자를 셧아웃시켰다. 이 모습을 통해 사사키는 2025 포스트시즌 다저스 불펜에 새로 등장한 최강의 필승카드로 입지를 굳혔다.

이후 사사키는 나올 때마다 압도적인 구위로 상대 타자를 찍어누르는 쾌투를 펼치는 중이다. 현재까지 포스트시즌 4경기에 나와 5⅓이닝 동안 단 1안타만 허용했다. 삼진 5개를 잡는 동안 무4사구의 완벽투를 펼쳤다. 덕분에 2세이브를 달성하며 확실한 '다저스 승리요정'으로 자리매김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까지 합치면 최근 6경기 7⅓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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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은 역시 10일 필라델피아와의 NLDS 4차전이었다. 사사키는 1-1로 맞선 8회초에 나와 연장 10회까지 3이닝 동안 9타자 연속 범타처리하는 괴력투를 펼쳤다. 말 그대로 '퍼펙트 피칭'이었다.

비록 사사키가 내려간 뒤 연장 11회초에 나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알렉스 베시아가 연장 11회말 끝내기에 힘입어 승리투수가 됐지만, 사실상 승리를 이끈 핵심투수는 사사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3이닝 퍼펙트 투구를 통해 사사키는 현재 다저스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상황에 따라 롱릴리프 또는 1이닝 클로저 등 어떤 역할도 소화할 수 있다. 이는 다저스 마운드가 앞으로 NLCS를 넘어 월드시리즈로 갔을 경우에도 커다란 힘이 될 만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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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도 이러한 사사키의 진화에 큰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MLB닷컴은 이날 '사사키가 불펜에서 1이닝을 넘겨 던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애초 선발 요원이었다는 면에서 새삼스럽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사사키가 비교적 낯선 보직인 불펜에서 자주 나올 수록 다저스가 지난 오프시즌에서 영입할 때 기대했던 모습과 닯아가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로버츠 감독 역시 "지난 오프시즌에 사사키를 두고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진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는 가장 큰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데,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향후 활약에 대해 큰 기대를 표시했다. 사사키가 자주 나올수록 다저스는 더욱 높이 비상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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