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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로운 없었으면 우리가 3위도 못했어!" 패전 투수의 퇴근길에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그리고 그 패배를 확정한 경기에서 21세 필승조 불펜 요원 이로운은 패전투수가 됐다. 0-2로 끌려가던 SSG가 8회초 상대 불펜을 흔들었고, 박성한의 드라마틱한 2타점 적시타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2-2 동점을 만든 SSG는 추가점은 내지 못한채 8회말 수비에 들어갔다.
8회말 삼성의 상위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 9회초 마지막 공격때 다시 희망을 걸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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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은 다음 타자 이재현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맞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남은 경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SSG는 이기지 못하고 2대5로 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SSG 선수단은 짧은 선수단 미팅을 마치고, 짐을 챙겨 선수단 버스 탑승을 위해 차례로 움직였다. 간단한 재정비를 마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물론 탈락의 잔상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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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3년차인 올해 비로소 만개하며 정규 시즌 75경기를 던진 투수다. 6승5패 3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9. 30개가 넘는 홀드와 1점대 평균자책점, WHIP 1.06의 성적으로 20대 초반 리그 불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빼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이숭용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4경기 내내 이로운을 선택한 배경도, 결국 이로운이 정규시즌에 얼마나 큰 믿음을 주는 투수였는지 결과로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비록 쓰라린 패배와 눈물을 실감했지만, 이로운에게는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은 첫 가을야구였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