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팅볼을 맞히기만 해도 박수받다니...' 1차전부터 잘치기 위해... 160㎞ 강속구 피칭머신의 등장[이천 현장]

최종수정 2025-10-15 20:40

'배팅볼을 맞히기만 해도 박수받다니...' 1차전부터 잘치기 위해... …
LG 트윈스 타자들이 피칭머신으로 강속구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권인하 기자

'배팅볼을 맞히기만 해도 박수받다니...' 1차전부터 잘치기 위해... …
LG 트윈스 타자들이 피칭머신으로 강속구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권인하 기자

[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첫 청백전이 끝난 15일 오후 이천 LG챔피언스파크. 타격 케이지가 들어왔고, 마운드엔 피칭 머신이 세워졌다.

의례적인 특타가 진행되는 것 같았다. 타격 케이지엔 김현수 오지환 오스틴 박동원 등 4명의 타자가 배트를 들고 대기를 했다.

그런데 피칭머신에서 나오는 공을 본 순간 선수들의 입에서 "우와"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케이지 뒤쪽에 서서 공을 보던 오스틴이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설 정도. 피칭 머신에서 나오는 공이 평소 타격 연습때와는 달리 엄청 빠른 속도로 나온 것이다.

너무 빠른 속도에 선수들이 당황했지만 타격 케이지에 들어가 가만히 지켜보면서 속도에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아예 배트를 내지 않고 보다가 조금씩 자신의 타이밍에 배트를 휘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초반엔 거의 배트에 맞히는 일이 없었다. 계속 헛스윙하더 오지환이 처음으로 맞힌 타구가 빗맞아 제대로 앞으로 가지 않았는데도 모두가 환호를 하며 축하해 주기도. 박동원은 연신 헛스윙을 하다가 빨랫줄 같은 라인드라이브로 우전 안타성 타구를 쳐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박동원의 타격 스타일로는 우측으로 가는 타구는 거의 밀렸다고 보는 게 맞을 듯. 그런데 가끔 배트에 맞는 타구 소리가 달랐다. 알고보니 일반 야구공이 아니라 고무공이었다.

너무 공의 속도가 빠르다보니 일반 야구공으로 하면 자칫 타자들이 치다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고무공으로 한 것. 치는 것이 위주가 아니라 투구 속도에 눈과 몸이 익숙해 지는게 목표인 훈련이다.


'배팅볼을 맞히기만 해도 박수받다니...' 1차전부터 잘치기 위해... …
LG 오지환과 김현수가 피칭머신으로 강속구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권인하 기자

'배팅볼을 맞히기만 해도 박수받다니...' 1차전부터 잘치기 위해... …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15일 청백전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천=권인하 기자
LG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지난 1일 최종전을 치른 LG는 예정상으로는 25일 잠실에서 플레이오프 승리팀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23일의 휴식기가 주어졌다. 3주가 넘는 휴식은 충분한 부상 치료와 체력 회복의 시간이다. 그러나 경기 감각, 특히 타자들의 타격감을 잃게 만든다. 다시 150㎞가 넘는 빠른 공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보통 정규리그 우승팀은 한국시리즈 1차전, 혹은 2차전까지 타격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LG 염경엽 감독은 "우리팀 뿐만아니라 정규리그 우승팀들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타격에서 고전을 했더라"면서 "그것에 대해 엄청 고민하고 있다. 타격페이스를 어떻게 올릴 수 있을까에 대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빠른 공이 나오는 피칭머신으로 빠른 공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는 것.

염 감독은 "피칭머신에서 던지는 것과 사람이 던지는 것이 같은 속도라고 해도 회전수가 다르다"면서 "공의 속도도 160㎞ 가까이 나오는데 회전수도 사람이 던질 때 2400~2500rpm 정도라면 기계는 2800rpm정도 나온다"라고 했다. LG 신민재는 시즌 초반 타격 부진으로 5월 중순 2군에서 타격 훈련을 했었는데 그때도 강속구 피칭머신으로 훈련을 했었다고. 신민재는 "이천에 내려가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타격을 할 때 강속구 피칭머신 공을 본 적이 있다"면서 "그땐 실내에서 했었는데 이처럼 야외에서 정식으로 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LG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좋은 타격을 한다면 강속구 피칭머신의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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