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김서현 침몰, 결국 162km 마무리의 등장인가...가을야구 지배할 한화의 선택은? [PO 현장]

기사입력 2025-10-19 08:59


충격의 김서현 침몰, 결국 162km 마무리의 등장인가...가을야구 지배…
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7회초 한화 문동주가 삼성 김지찬을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잡아내며 환호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8/

[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62km 마무리가 판을 다 뒤집어버릴까.

한화 이글스 팬들은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보며 떡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 폰세에 이어 7회 '대전 왕자' 문동주를 투입했다. 부동의 선발 투수. 하지만 김 감독은 비로 취소된 17일 1차전 경기를 앞두고부터 문동주의 불펜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단기전, 가장 중요한 1차전을 무조건 잡고 가려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동주는 8-6으로 팀이 앞서던 7회 마운드에 올라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리며 삼성 타자들의 전의를 상실시켰다. 특히 김지찬을 상대로 던진 4구째 공은 정확히 161.6km가 찍혔다. 전광판에는 반올림이 돼 162km로 표기된다. 자신이 갖고 있던 161.4km KBO리그 강속구 신기록을 갈아치워버린 것이다. 160km가 넘는 공에 130km 초반대 느린 변화구가 춤을 추니 삼성 타자들은 방망이를 제대로 갖다대지도 못하는 수준이었다.


충격의 김서현 침몰, 결국 162km 마무리의 등장인가...가을야구 지배…
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7회초 2사 한화 문동주가 삼성 김지찬을 상대로 던진 직구의 구속 162Km가 전광판에 찍히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8/
문동주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깔끔하게 지워버렸다. 김 감독은 "원래는 7회에만 등판시킬까 했었는데, 던지는 걸 보고 8회까지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그만큼 문동주의 투구가 인상적이었음을 전했다.

하지만 한화와 김 감독은 이기고도 찝찝했다. 9대8 신승. 문동주에 이어 나온 마무리 김서현이 불안했던 것이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구위가 떨어지고, 충격적인 블론세이브로 마음 고생을 했던 김서현. 이날도 나오자마자 이재현에게 홈런을 맞고 김태훈과 이성규에 연속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믿음의 야구를 하는 김 감독도, 이 중요한 경기에서는 계속 김서현을 둘 수 없었다. 김범수로 교체해 겨우 불을 껐다.


충격의 김서현 침몰, 결국 162km 마무리의 등장인가...가을야구 지배…
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9회초 1점차 추격을 허용한 김서현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8/
김 감독은 경기 후 "김서현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며 마무리 교체 가능성을 남겼다. 더 편한 상황에서 공을 던지게 해 자신감을 찾게 해주겠다는 것인데, 당장 마무리 보직을 계속 이어가는 건 무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그러면 누가 마무리 대체자로 뛰느냐는 것이다. 일단 자원들은 많다. 작년 주전 마무리 주현상,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신인 정우주, 마무리 경험이 역시 있는 박상원, 1차전 마무리를 잘한 김범수 등이 있다. 다 좋은 투수들이지만, 그렇다고 '이 선수가 딱'이라고 하는 선수가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중압감 넘치믄 자리를 믿고 맡기에는 뭔가 하나씩 아쉬운 점들이 있다.


충격의 김서현 침몰, 결국 162km 마무리의 등장인가...가을야구 지배…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8회 투구를 마치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문동주.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8/

결국 선발 카드 하나를 포기하고, 문동주가 마무리로 들어가야 하는 것인가. 지난해 LG 트윈스 에르난데스처럼 가장 중요할 때 2이닝 정도 던지는 마무리 역할 말이다.

김 감독은 "문동주의 활용 여부는 투수코치와 논의하겠지만, 남은 시리즈 뒤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문동주가 7, 8회 던지고 9회 다른 투수가 나오면 그 투수 공이 너무 쉬워지는 역효과가 있다. 문동주 역시 마무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팀이 필요로 한다면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충격의 김서현 침몰, 결국 162km 마무리의 등장인가...가을야구 지배…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한화가 삼성에 9-8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김경문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8/
고민이 깊어질 듯 하다. 그렇다고 선발 한 명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만약 한화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결국 4명의 선발이 필요한데, 그 때도 문동주를 뒤로 돌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과연 김 감독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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