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악' 1할 타자 오타니 욕할 수가 없다…"내 차례" 각성하고 사고 제대로 쳤다

최종수정 2025-10-19 15:30

'美 경악' 1할 타자 오타니 욕할 수가 없다…"내 차례" 각성하고 사고…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UPI연합뉴스

'美 경악' 1할 타자 오타니 욕할 수가 없다…"내 차례" 각성하고 사고…
LA 다저스 오티니 쇼헤이(가운데)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오른쪽).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이제 내 차례였다."

각성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누가 말릴 수 있을까. 포스트시즌 내내 1할 타율에 머물며 부진하던 오타니를 의심하던 미국 언론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늘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역사를 창조하는 오타니가 또 아무도 걷지 않았던 길을 걸으며 왜 그가 야구 역사상 다시는 나오지 않을 특별한 선수인지 증명했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 1번타자 선발투수로 출전해 제대로 사고를 쳤다.

일단 투수로 6이닝 2안타 3볼넷 10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포스트시즌 2승째를 챙겼다. 직구(35개)와 스위퍼(22개) 커터(13개) 스플리터(9개) 슬라이더(9개) 커브(9개) 싱커(3개) 등 7개 구종을 섞어 밀워키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00.3마일(약 161.4㎞), 평균 구속은 98.5마일(약 158.5㎞)로 형성될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타자로는 3타수 3안타(3홈런) 1볼넷 3타점을 기록했다. 1회말 선두타자로 우월 홈런을 터트려 1-0 리드를 안기면서 결승타를 장식했고, 4회와 7회 홈런포를 2번 더 가동하면서 5대1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의 비거리는 각각 446피트(약 135.9m), 469피트(약 142.9m), 427피트(약 130m)였다. 전부 대형 홈런이었고, 다저스 동료들은 전부 머리를 감싸 쥐며 오타니의 '미친' 행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타니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1회 리드오프 홈런을 친 선발투수다. 이 어려운 일은 2번이나 해냈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멀티 홈런을 친 투수 역시 오타니가 최초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통틀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경기에 홈런을 3개 이상 치면서 삼진을 10개 이상 잡은 선수 역시 오타니가 최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아마 포스트시즌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퍼포먼스였을 것이다. 정말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가 있었지만, 오타니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인 이유가 있다. 그가 마운드와 타석에서 해낸 일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추억을 만들어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美 경악' 1할 타자 오타니 욕할 수가 없다…"내 차례" 각성하고 사고…
오타니 쇼헤이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대형 솔로포 3개를 몰아쳤다. UPI연합뉴스

'美 경악' 1할 타자 오타니 욕할 수가 없다…"내 차례" 각성하고 사고…
오타니 쇼헤이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투수로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면서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AFP연합뉴스

사실 오타니는 이날 전까지 타석에서 부진해 미국 언론의 의심을 샀다. 기대 이하라는 비판 여론도 있었다. 오타니는 앞선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타율 0.158(38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에 그치고 있었다. 좌타자인 오타니를 겨냥해 상대팀이 좌투수를 올려 잘 봉쇄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3차전까지 11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치고 있었는데, 4차전에 미친 하루를 보내며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단 하루라 할지라도 오타니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끈 영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홈경기에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면서 챔피언십시리즈 MVP를 차지한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다. 그 여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오타니는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 퍼포먼스라는 감독과 동료들의 평가에 "전에도 말했듯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동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무키 베츠가 나를 끌어내줬다. 이제는 내가 보여줄 차례였다. 물론 포스트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오늘(18일)은 좌타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어도 부진했다는 평가는 납득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타석에서 최근에 감이 정말 좋았다. 포스트시즌이라 표본이 작고, 부족하기 때문에 부진했다는 평가는 기간이 짧은 탓에 왜곡된 것 같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그를 향한 엄청난 기대를 어떻게 견디는지 모르겠다. 그가 포스트시즌에 고군분투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멘탈을 유지하는 그의 자신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순간에는 그가 이겨낼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투구까지 잘했으니 얼마나 좋은 밤인가"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견디고 MVP로 챔피언십시리즈를 마친 오타니에게 박수를 보냈다.


'美 경악' 1할 타자 오타니 욕할 수가 없다…"내 차례" 각성하고 사고…
LA 다저스 동료들과 월드시리즈 진출 축하 샴페인 샤워를 하는 오타니 쇼헤이.AFP연합뉴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