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왜 4점차 포기할 상황이 아닌 가운데, 불펜 7명을 '쭈르륵' 투입했을까 [PO2 현장]

기사입력 2025-10-19 22:22


한화는 왜 4점차 포기할 상황이 아닌 가운데, 불펜 7명을 '쭈르륵' 투…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양상문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경문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9/

[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갑자기 타이트한 상황에 들어가면 선수들이 어렵다."

한화 이글스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홈 1, 2차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중요한 1차전을 어렵사리 9대8로 이겼지만, 2차전에서 3대7로 패하며 원점을 내줬다.

2차전 믿었던 선발 와이스가 무너졌다. 4이닝 5실점.

한화 벤치는 빠르게 불펜을 가동했다. 이후 조동욱-정우주-황준서-주현상-박상원-한승혁-엄상백이 이어던졌다.

조동욱을 투입할 시점이 1대5 상황이었다. 경기를 포기할 시점은 아니었다. 그런데 한화의 투수 운용을 보면, 마치 이 게임은 져도 좋으니 우리는 갈 길을 가겠다는 듯 선수들을 줄기차게 투입시켰다.

결과론적으로는 마지막 엄상백이 강민호에게 홈런을 맞기 전까지는 실점이 없었으니 성공. 산전수전 다 겪은 김경문 감독이 이런 경기 운영을 했다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한화는 왜 4점차 포기할 상황이 아닌 가운데, 불펜 7명을 '쭈르륵' 투…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5회 마운드 올라 투구를 준비하는 한화 정우주.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9/
김 감독은 경기 후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을 기용하려 노력했다. 갑자기 타이트한 상황에 들어가면 선수들이 어렵다"며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경기 감각이 있어야 한다. 엄상백은 홈런을 맞았지만, 다른 투수들은 내용이 좋았다"고 평했다.


의도적인 투수 총동원이었다. 이유를 추측해볼 수 있다.

한화는 1, 2차전 폰세와 와이스 외국인 원투펀치를 출동시켰다. 두 사람은 최소 6이닝 이상 막아줄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실제 1차전은 폰세 뒤 문동주 깜짝 카드를 붙였다.


한화는 왜 4점차 포기할 상황이 아닌 가운데, 불펜 7명을 '쭈르륵' 투…
1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9회초 2사 1루 엄상백이 강민호가에 2점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9/
이제 3, 4차전은 폰세와 와이스가 없다. 3차전은 그나마 류현진이 나가지만, 4차전은 선발이 미정이다. 문동주가 3차전에도 이기는 상황 필승조로 나서면 4차전 선발 등판이 불가하다. 그렇게 되면 정우주 등 다른 투수가 4차전 선발로 들어가야 하는데, 정우주는 신인이고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 마치 정규시즌 막판 LG 트윈스와의 경기처럼 정우주가 초반을 막아주면 '불펜 데이' 형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 수도 있다. 한화 벤치는 이런 상황들에 대한 대비로 2차전을 운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문동주를 뒤로 빼고, 선발 한 명을 줄인 한화의 플레이오프 운영. 과연 시리즈 방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물론 변수는 남아있다. 문동주가 4차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에도 대비는 해야 한다. 하지만 마무리 김서현이 불안한 상황에서 문동주라는 확실한 카드를 선발로 당기기에도 부담스러운 한화의 현실이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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