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민호 형 사인대로…" 쐐기포까지, 안 잡을 도리가 없다. FA 신기록 도전, 불혹의 포수 과연 얼마를 줘야할까

기사입력 2025-10-20 06:27


너도 나도 "민호 형 사인대로…" 쐐기포까지, 안 잡을 도리가 없다. F…
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문현빈의 타구를 맞고 괴로워하는 강민호의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8/

너도 나도 "민호 형 사인대로…" 쐐기포까지, 안 잡을 도리가 없다. F…
1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9회초 2사 1루 강민호가 2점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9/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금까지 가을야구의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다.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쓰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최강 투수진을 자랑하는 한화 이글스와도 적지 대전에서 1승1패로 균형을 맞추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번 가을 최강 선발진은 한화가 아닌 삼성 같다. 적어도 지금까지 모습은 그렇다.

SSG 랜더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삼성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1.05였다. 김광현의 4차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선발진이 흔들린 SSG를 상대로 업셋시리즈에 성공했던 이유.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가라비토가 흔들렸지만, 2차전에 다시 선발야구가 살아났다. 최원태가 7이닝 1실점의 완벽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 선발진의 대약진. 토종 선발 원태인과 최원태의 눈부신 호투가 있다. 이번 가을 2경기씩 등판한 두 선수는 놀라운 피칭으로 고비마다 팀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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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5회말 투구를 무실점으로 마친 최원태가 강민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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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4차전. 7회초 2사 1루 삼성 후라도가 SSG 김성욱을 땅볼 처리한 뒤 포수 강민호와 포옹을 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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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준PO 3차전. 7회초 2사까지 1실점으로 호투한 원태인이 마운드를 내려오며 강민호의 격려를 받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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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2회말 1사 2,3루 강민호가 심우준의 파울타구를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8/
이 두 투수의 눈부신 호투의 뒤에 바로 불혹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40)가 있다.

호투 후 소감을 묻는 첫 마디에 이구동성으로 "민호 형이 사인대로 던졌다"란 말이 나온다. 원태인은 "한번도 고개를 흔들지 않았다"고 했다. 최원태도 플레이오프 2차전 후 "민호 형 사인대로 던졌다. 그게 호투의 비결이다. 감사의 의미로 시간 내주시면 밥을 사겠다"고 했다. 최원태는 강민호와 긴 상의 끝에 구속 욕심을 버리고 스트라이크 존 공략에 집중했다. 그 결과가 가을야구 2전 전승, 13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69란 놀라운 수치다.


가을의 눈부신 호투. 부인할 수 없는 노련한 리드가 뒤에 버티고 있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까지 8경기에 단 한 이닝도 빼지 않고 개근 중인 '강철체력'의 소유자 강민호. 마흔이 넘는 그도 힘들다. 유독 많은 파울팁에 온 몸이 성할 날이 없다. 아파도 팀을 위해 참고 뛴다.

팀 만이 좋은 건 아니다. 개인에게도 좋은 일이다. 역대 최초 4번째 FA신청을 앞두고 여전히 유효한 내구성 입증이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민호 형 사인대로…" 쐐기포까지, 안 잡을 도리가 없다. F…
1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2차전. 삼성이 7대3으로 승리했다. 강민호와 기쁨을 나누는 박진만 감독의 모습.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9/
전 경기 출전 포수, 타격은 힘들다. 빠른 공에 타이밍이 자꾸만 늦는다. 타격 생각은 잠시 접고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수비에서 투수들을 완벽하게 리드해주고 있다"고 극찬하는 삼성 박진만 감독도 강민호를 8번에 배치해 타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스스로도 "이번 가을 목표는 최소실점"이라며 수비 중심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래도 '타자' 강민호는 흐름을 읽고 한방을 노려 담장을 넘길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 그래서 가을야구 1할타자여도 상대 투수는 어떤 순간에도 경계심을 풀지 못한다. 2차전에도 내내 침묵하다 9회 엄상백을 상대로 벼락 같은 쐐기 투런포를 뽑아내며 팀에 완전한 승리를 확인시켰다. 지난해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내내 부진하다 4차전에서 벼락 같은 결정적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팀의 주축 투수들이 인정한 '무조건 믿고 던지는' 든든한 안방마님에 여전한 클러치 한방.

깜짝 포수 빅딜이 없는 한 당장 대안은 없다. 다른 팀도 탐낼 만한 C등급 포수 강민호. 세부 조건이 문제일 뿐 그의 4번째 FA 둥지는 아무래도 삼성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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