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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감히 비교조차 할 수가 없다. 냉정한 현실이다. 한국과 일본 야구의 수준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져버렸다.
각각의 활약상은 마치 '야구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모습처럼 보인다. '맏형' 격인 오타니는 '야구의 신이 지상에 강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타에 걸쳐 상상 이상의 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오타니는 지난 18일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2안타 10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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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무대에서 가장 획기적인 진화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사사키의 활약 또한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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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는 지난 겨울 다저스가 치열한 포스팅 경쟁을 뚫고 영입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으로 실망감만 남겼다. 5월까지 8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72의 부진한 성적을 내더니 어깨 부상으로 4개월 넘개 재활에 매달렸다. 한때는 '시즌 아웃'에 관한 전망도 나왔다. 다저스의 실패한 포스팅 영입의 사례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사사키는 9월에 다시 빅리그 무대에 돌아왔다. 어깨 부상을 털어낸 사사키는 구속을 회복했다. 그리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런 사사키에게 종전의 선발이 아닌 불펜 임무를 맡겼다.
이게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불펜 투수로 변신한 사사키는 마치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좋은 구위를 이어간 끝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했다.
최고 101마일(약 163㎞)이 넘는 강속구와 궤도가 날카롭게 살아난 스플리터를 앞세운 사사키는 포스트시즌에서 팀의 마무리 역할을 하며 상대 타자들을 추풍낙엽처럼 돌려세웠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7경기에 나와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13(8이닝 1자책점)의 막강한 투구를 이어갔다. 사사키의 각성은 다저스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되던 불펜의 문제를 지워버렸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18일(한국시각) 이런 사사키의 활약에 대해 '다저스가 이전의 실망감을 포스트시즌의 지배력으로 바꾼 사례'로 소개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마무리투수를 발견한 덕분에 다저스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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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와 야마모토, 사사키의 맹활약은 상대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초라한 모습과 비교된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국 선수는 김혜성 뿐이다. 하지만 역할은 지극히 미미하다. 현재까지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대주자로 단 한번 나온 게 전부다. 응원단 역할을 열심히 소화하는 중이다.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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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