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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 시민들이 하나가 됐다. 4만4353명의 팬들이 운집한 로저스센터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부터 6경기 연속 매진 사례.
역대 196번의 7전4선승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이 해당 시리즈를 거머쥔 것은 127번으로 그 확률이 64.8%에 이른다. 특히 홈 1차전 승리팀은 102번 중 69번이나 시리즈 위너가 됐다. 67.6%.
또 다른 통계를 보자. 역대 120번의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패권을 차지한 것은 76번(63.3%)이다.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으로 디비전시리즈가 시작된 1995년 이후로는 30번 중 24번(80%). 그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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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작년까지 최근 7번의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패권을 차지한 것은 6번이다. 어느 통계를 갖다 대더라도 토론토가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한다는 쪽에 무게가 쏠린다. 토론토는 절호의 기회이고, 다저스는 정말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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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는 6회말 융단 폭격을 가하며 9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선두 보 비슌의 볼넷과 커크의 우전안타, 바쇼의 사구로 만든 무사 만루서 다저스가 투수를 스넬에서 에밋 시언으로 바꾼 가운데 어니 클레멘트가 중전적시타를 터뜨려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토론토는 계속된 무사 만루서 대타 네이선 루카스의 밀어내기 볼넷, 히메네스의 우전적시타로 5-2로 달아난 뒤 1사 만루서 대타 바저가 바뀐 투수 앤서니 반다로부터 우중간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9-2로 점수차를 벌렸다. 바저는 반다의 4구째 몸쪽 84.5마일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우중간 펜스 뒤 비거리 413피트 지점에 꽂았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첫 대타 만루홈런.
토론토의 6회 9득점은 역대 월드시리즈 한 이닝 최다 득점 부문서 3위다. 1929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가 시카고 컵스와의 4차전서 7회 10점, 196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6차전서 3회 10점을 각각 뽑아내 이 부문 공동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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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9회초 2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서자 토론토 팬들은 로저스센터가 떠나가라 일제히 함성을 외쳐댔다. "우리는 그가 필요없어!(We don't need him)"
오타니는 팬들의 비아냥을 들으면서 볼넷을 골라 나간 뒤 토론토 좌완 에릭 라우어의 견제에 황급히 1루로 슬라이딩해 세이프됐다. 그는 토론토의 챌린지 요청으로 리뷰가 진행되는 가운데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나란히 서서 함께 웃는 장면도 포착되기도 했다.
토론토 관계자들에 따르면 2년 전인 2023년 12월 5일 오타니가 FA 투어를 할 당시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토론토 스프링트레이닝 캠프를 찾은 그는 융숭한 대접을 받고 모자 등의 선물도 받았는데, 토론토와 계약할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 뒤 오타니는 자신의 SNS에 다저스와 계약했다고 알렸다.
존 슈나이더 감독은 전날 월드시리즈 미디어 데이 인터뷰에서 오타니를 향해 "오타니가 당시 미팅 때 우리한테 받은 블루제이스 모자를 갖고 왔을 것이다. 오늘 되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모자는 내 차고에 있다"며 웃으면서 받았다.
토론토 팬들은 7점차로 이기고 있는데 오타니를 향한 배신감을 굳이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