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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정주(34·대전코레일)는 자타공인 K3리그의 '레전드'다.
김정주는 이후 강원의 준주전급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첫번째 불운이 찾아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꿈꾸며, 실제 당시 코칭스태프들의 주목을 받았던 김정주는 피로골절로 쓰러졌다. 수술까지 받을 정도의 큰 부상이었다. 3개월간 그라운드를 떠난 사이, 강원은 감독 교체 등 변화의 파고를 겪었고, 김정주도 슬럼프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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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팀을 찾았다. 하지만 에이전트와 연락이 두절되는 등 불운이 이어졌다. 홀로 팀을 찾던 김정주의 선택은 고향팀 복귀였다. 2018년 다시 강릉시청 유니폼을 입은 김정주는 5골-6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다시 상위권을 이끌었다.
여전한 경쟁력을 보인 김정주에게 2019년 대전코레일이 영입 제안을 건넸다. 대전코레일 이적은 신의 한수였다. 당시 감독이던 김승희 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의 전폭적인 신뢰 속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7골-12도움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 속 대전코레일은 창단 첫 FA컵 결승까지 올랐다. 특히 8강에서는 '친정팀' 강원을 꺾기도 했다. 김정주는 이해 리그 베스트11, 도움왕, 역대 베스트11까지 3관왕을 달성했다.
이같은 활약에 반한 K리그 클럽들이 다시 김정주에게 오퍼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군대가 발목을 잡았다. 이미 나이가 훌쩍 지난 김정주는 K리그 입성이 불가능했다. 결국 K4리그의 시흥시민축구단을 통해 군복무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프로 입성의 꿈을 접을 수는 없었다. 김정주는 테스트까지 불사하며, 문을 두드렸다. 한 팀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2022년 서보원 감독의 강력한 러브콜 속 다시 경주한수원으로 향했다. 김정주의 활약은 또 다시 이어졌다. 세 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다시 대전코레일로 돌아온 김정주는 K3리그에서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독한 굴곡, 축구를 그만두고 싶었을때도 많았다. 2017년 갑자기 임대를 떠났을때는 충격에 한 달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기도 했다. 그를 일으킨 것은 가족과 의지였다. 특히 연애 부터 특급 내조를 한 아내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김정주는 '나를 버린 사람들에게 보란 듯 잘 되어 보자. 내가 이겨내서 최고의 위치로 가자'는 생각만으로 버텼다. 그 결과 그는 K3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다.
물론 아직 프로에 대한 꿈을 버린 것은 아니다. 아직도 뛰는 친구들이나 선배를 보면 한번 쯤 가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가 여전히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는 이유다. 먹는 것부터 자는 것까지 신경쓰는 그는 웬만한 20대 선수 못지 않은 몸상태를 자랑한다.
어느덧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 그의 현실적인 목표는 대전코레일과 함께 K리그2로 승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리그 베스트11이 돼서 가족들 앞에 당당히 시상 소감을 다시 한번 전하는 꿈을 꾸고 있다. '레전드' 김정주는 그렇게 하루하루 달리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