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 넘어갔다 싶었는데 아니었다.
정규 시즌 1위 LG 트윈스가 기대리는 한국시리즈의 첫 무대는 바로 드넓은 외야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이었다.
홈런이 펑펑 터지던 기존 3개 구장과는 차원이 달랐다. 득점 루트도 달라져야 했다. 불과 몇m 차이? 이런 게 아니었다. 라이온즈파크였다면 충분히 홈런이 됐을 타구가 외야수 글러브에 연신 들어갔다.
|
1회초 1사 1루. 초반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던 LG 선발 톨허스트가 2B1S에서 던진 139㎞ 커터가 한 가운데로 몰렸다. 플레이오프 0.444의 타율에 3홈런 10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온 문현빈이 손쉬운 먹잇감을 놓칠 리 없었다. 강타해 중월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수비의 신' LG 중견수 박해민이 있었다. 전력으로 후진해 펜스 바로 앞에서 마지막 순간 점프하며 글러브에 공을 담았다.
1루를 돈 타자 문현빈이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2루 베이스를 넘어갔던 1루주자 손아섭이 전력으로 되돌아오던 순간. 빠졌다면 선제 타점에 1사 2루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노시환의 안타가 이어졌으니, 추가 적시타로 2-0으로 앞서갈 수 있었던 한화로선 무척 아쉬운 상황.
문현빈 타구의 비거리는 무려 126m였다. 가운데 펜스거리가 122m인 대구와 대전, 120m인 인천 모두 펜스를 살짝 넘어갔을 타구였다. 박해민의 호수비가 가능했던 건 '김잠실'이 펜스 앞에 벌어준 워닝트랙 공간 덕분이었다.
|
김잠실 효과는 3회 리베라토의 우익수 플라이, 4회 문보경의 중견수 플라이 등으로 양팀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1회 문현빈의 타구였다.
2025 한국시리즈 1차전의 승부를 좌우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였다. 1차전에서 홈팀 LG 손을 들어줬던 김잠실씨. 2차전은 과연 어느 팀이 울고 웃을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