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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고도의 '기만전술'인가. 아니면 자신이 한 말을 뒤집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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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극도의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파헤스의 기용방식 변화였다. 로버츠 감독은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진행한 팀 훈련 때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파헤스를 쉬게 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하려고 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파헤스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데, 퍼포먼스가 정상이 아니다. 다른 옵션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시리즈에서도 1차전 무안타에 그친 뒤 2차전에서 7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겨우 안타 1개를 쳤을 뿐이다. 9번 타순이 공격적인 기대를 덜 받는 위치라고 해도 이런 부진은 너무나 심각하다. 로버츠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서도 "파헤스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발에서 제외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3차전에서는 파헤스가 선발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뤘다. 일단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게 하면, 부담감을 털고 타격감을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견수 위치에는 키케 에르난데스가 좌익수 자리에서 이동해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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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파헤스가 본격적으로 선발에서 제외된다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단 1경기에만 대주자로 나왔을 뿐인 김혜성의 깜짝 선발 투입도 기대됐다.
김혜성은 이미 올해 정규시즌에 중견수로 17경기(선발 9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25개의 아웃을 처리했고, 1개의 보살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실책은 없었다. 또한 재활 기간 트리플A에서도 중견수로 뛰었다. 당시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외야 수비를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예상은 전부 빗나갔다. 로버츠 감독은 3차전에도 파헤스를 9번-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투입했다. 승리를 거둔 2차전과 거의 같은 라인업이 가동됐다.
2차전과 비교해 바뀐 점이라고는 5번, 6번 타순에서 맥스 먼시(3루수)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 7번과 8번 타순에서 토미 에드먼(2루수)와 키케(좌익수)가 서로 순서를 바꾼 정도다. 1~4번 타순은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로 동일하다.
모두의 예상을 벗어난 이런 라인업이 나온 건 로버츠 감독의 고도의 심리전일 수도 있다.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이 파헤스의 결장을 예상하게 만든 뒤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허를 찌르는 방식이다. 단기전에서는 의외의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로버츠 감독의 이런 결정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