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KS 준우승' 주장도 막막했던 출발…'최강 한화' 이제 현실이다, "상처 아닌 배움으로 남길"

기사입력 2025-11-03 01:25


'10위→KS 준우승' 주장도 막막했던 출발…'최강 한화' 이제 현실이다…
1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 6회말 2사 2,3루 채은성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2루까지 진루하며 기뻐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8/

'10위→KS 준우승' 주장도 막막했던 출발…'최강 한화' 이제 현실이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채은성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31/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보다 극적인 드라마가 있을까.

지난달 31일. 한화 이글스는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패배하며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한화는 돌풍의 팀이었다. 2018년 이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던 한화는 시즌 초반 10위로 출발했다. 투·타가 어긋났고, 이기는 날보다는 지는 날이 많았다. 지난 6년과 같은 모습이 이어지는듯 했다.

한 번 흐름을 탄 한화는 무섭게 승리를 쌓아갔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리그 최강으로 이름을 날렸다. 3년 차에 마무리투수로 올라선 김서현은 배짱 가득한 피칭으로 타자를 압도하며 뒷문을 단속했다.

타선이 살아나면서 승리로 이어지기 시작했고, 8연승-12연승-10연승을 맛보며 어느덧 1위로 올라섰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한화는 후반기 상승세를 탄 LG에 밀려 2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마지막 순간 우승자로 남지 못했지만, '만년 하위권'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기에 충분한 1년이었다.


'10위→KS 준우승' 주장도 막막했던 출발…'최강 한화' 이제 현실이다…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5차전. 1회말 1사 1, 3루. 채은성이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손아섭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채은성.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24/
시즌을 모두 마친 뒤 채은성은 "플레이오프부터 지금까지 왔는데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한 시즌이 드라마틱 했다. 1년을 돌아보니 그런 기분도 많이 든다. 아쉽긴 한데 좋은 시즌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던 시간. 채은성도 막막한 마음은 있었다. 채은성은 "사실 앞이 안 보인다 싶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많이 북돋아 주시고 코치님들도 많이 고생해 주셨다. 선수들이 다 같이 힘내서 어려운 분위기를 이겨내서 계속 연승하면서 상위권으로 달려갔던 그런게 생각났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고 온 탓에 체력적인 한계가 분명했다. 푹 쉬며 준비를 한 LG를 이기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채은성은 "한 경기 한 경기 데미지가 시즌과는 다르긴 했다. 쉽게 풀린 경기가 많이 없고 어렵게 가는 경기가 많다 보니 그 부분이 많이 힘들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핑계는 없었다. 채은성은 "사실 계속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체력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가 못했다. 그래서 졌다"고 했다.

비록 준우승으로 마지막에 웃지 못했지만, 젊은 선수가 많은 한화로서는 이번 기회가 앞으로 나아갈 천금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채은성은 "엄청나게 도움이 될 거 같다. 나 역시도 LG에서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나서 야구를 보는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 단기전을 할 때만해도 집중도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고, 좋은 효과가 있을 거 같다"라며 "미팅 때도 이야기했지만, 상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같은 상황이 올텐데 그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경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부족한 걸 채우고 다음에 그렇게 되지 않겠다는 뭔가 준비하는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단에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10위→KS 준우승' 주장도 막막했던 출발…'최강 한화' 이제 현실이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채은성, 류현진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9/
주장으로 2025년 마지막으로 선수단에 전하고 싶은 말도 남겼다. 채은성은 "정말 자랑스럽다. 초반만 해도 하위권이었는데 선수들이 다 이겨내고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대단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서는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도 처음 경험했다. 또 초반에 분위기가 많이 좋지 않았을 때 그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팬들에게도 인사를 남겼다. 채은성은 "감사하다. 항상 많이 와주시는데 그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잘하라고 응원도 해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에도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10위→KS 준우승' 주장도 막막했던 출발…'최강 한화' 이제 현실이다…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4차전. 노시환, 심우준, 채은성, 하주석이 경기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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