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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팀은 예전에 훈련량이 너무 적었던 것 같다. 올겨울에는 훈련이 양적으로도 늘겠지만,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지는 게 중요하다."
일본 전체로 보면 남쪽이지만, 규슈로 보면 태평양에 인접한 동해안이다. 롯데의 훈련이 진행되는 오쿠라가하마 야구장 근처에는 유명 서핑 포인트도 있다.
다만 이곳 날씨가 따뜻하고 맑다고는 해도, 11월은 서핑을 하기엔 다소 춥다. 때문에 이 시기엔 한층 더 조용해진다고. 밤9시를 넘기면 벌써 문을 연 가게도 마땅찮고, 도시 전체가 어둠에 묻힌다. 여러모로 우리와는 다른 환경이다.
앞서 츠쿠바 대학에서 따로 개인 타격 훈련을 진행한 고승민-나승엽, 이병규 타격코치도 지난 2일 미야자키 캠프로 합류했다. 현재 지바롯데 마린즈 마무리캠프에 있는 전민재와 한태양도 오는 17일 합류할 예정이다.
래리 서튼 전 감독 시절 롯데의 마무리훈련은 점심시간 전후에 끝났다. 이후에는 가벼운 웨이트와 러닝, 스트레칭 등 개별 자유 훈련으로 진행됐다.
김태형 감독 부임 후는 다르다. 아침 얼리워크 조도 매일 편성되고, 9시반쯤 선수단 미팅을 시작으로 숨쉴틈 없이 훈련이 진행된다.
훈련 내용을 살펴보면 베이스러닝, 캐치볼, 컷오프 플레이, 펑고 등 기본기 다지기에 철저하게 초점이 맞춰져있다. 오후에 진행되는 컨디셔닝 훈련과 저녁식사 후 야간훈련에는 '야수 전원'이란 살벌한 단어가 눈에 띈다. 저녁 8시를 넘긴 시간에도 야구장에는 환한 조명이 켜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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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캠프를 떠나기전 부산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해야할 일이 많다. 최대한 효율적인 훈련을 할 예정"이라면서도 "결국 기본기는 훈련량에서 나온다. 그동안 부족했던 양을 채울 필요성은 있다"며 지옥훈련을 예고했었다.
어쩌면 김태형 감독 부임 당시 롯데팬들이 가장 기대했던 포인트다. 롯데는 내외야의 수비 짜임새 부족이 고질적인 약점이다.
결국 강팀의 힘은 수비에서 나온다. 롯데와 함께 만년 하위권을 전전하던 한화 이글스가 올해 한국시리즈에 오른 이유 중에는 심우준-하주석을 중심으로 한층 치밀해진 내야수비진의 힘이 적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던 시절 두산 베어스 역시 내야에 허경민-김재호-오재일, 외야는 김재환-정수빈-박건우 등이 물샐틈없이 지키던 팀이었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의 짜임새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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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보다는 타격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손호영-박승욱-고승민-나승엽은 이제 갓 주전으로 도약한, 공격에 초점을 맞춘 내야진이었다. 올해는 고승민이 외야와 1루를 자주 소화하는 가운데 전민재 한태양 이호준 박찬형 등 더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추가됐다.
한번 삐끗하면 와르르 무너져내리곤 했다. 중심을 잡아줘야할 노진혁은 주로 2군에 머물렀고, 손호영은 끝없는 부진으로 입지가 흔들린 끝에 지난 KBO 가을리그에 외야 테스트까지 받았다. 시즌 중후반 김민성이 3루에 자리잡은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외야 역시 윤동희를 제외하면 수비에서 호평받는 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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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도 내년이 롯데와의 3년 계약 마지막 해다. 첫해 가을야구 진출, 3년내 우승을 공언했던 자존심이 많이 구겨진 상황. 올겨울 FA 영입 등 구단의 선물을 기대하는 한편으로 이렇게 내년을 향해 전력투구중이다.
미야자키(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