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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26일 "고효준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방출 통보다.
고효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며칠 전에 두산 관계자가 언질을 주며 좋은 제의도 해줬다"며 "가족과 상의하고 심사숙고 끝에 선수로 더 도전하기로 했다. 몸 상태도 구위도 좋고, 열심히 할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SSG 랜더스에서 방출당한 고효준은 개인 훈련을 하며 현역 연장을 꿈꿨다.
두산은 고효준을 경기도 이천으로 불러 입단 테스트를 했고, 4월 17일 총 1억원(연봉 8천만원·옵션 2천만원)에 계약했다.
5월 1일에 정식선수로 등록돼 곧바로 복귀전을 치른 고효준은 올해 정규시즌 45경기에 출전해 2승 1패, 9홀드, 평균자책점 6.86을 올렸다.
약 7개월 만에 두산과 작별했지만, 고효준은 '기록'을 남겼다.
고효준은 만 42세 5개월 18일인, 7월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구원승을 거둬 박철순(40세 5개월 23일)이 보유했던 두산 구단 최고령 승리 기록을 바꿔놨다.
송진우가 한화 이글스에서 달성한 KBO리그 최고령 승리(43세 1개월 23일)에 이은 역대 2위 기록도 세웠다.
고효준은 8월 17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도 구원승을 챙겨 두산 최고령 승리 기록과 KBO 역대 2위 기록을 42세 6개월 9일로 늘렸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등판 기록은 송진우가 작성한 43세 7개월 7일이다.
1983년 2월 8일에 태어난 고효준이 새 둥지를 찾아 2026년 9월 15일 이후에 등판한다면 신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고효준은 2002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SK 와이번스(SSG 전신), KIA, 롯데, LG, SSG, 두산에서 차례대로 뛰며 646경기에서 49승 55패, 4세이브, 65홀드, 평균자책점 5.31을 올렸다.
마흔을 넘겼지만, 올해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리그 평균과 같은 시속 144㎞였다. 위기 때면 시속 140㎞ 후반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고,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섞어 후배 타자들과 상대했다.
선수 생활 연장의 꿈을 품은 고효준은 우선 무적 신분으로 찬 바람을 뚫고 개인 훈련을 한다.
고효준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 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개인 훈련을 하며 구단의 연락을 기다리는 게 처음이 아니니까,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몸이 아프거나 구위가 떨어졌다면 내가 먼저 은퇴를 생각했을 것이다. 아직 할 수 있고, 내년에는 송진우 선배의 최고령 등판 기록에 도전할 수 있으니까,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내년 1월 말 각 구단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출국하기 전에 새 소속팀을 찾았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시즌 준비 단계부터 팀과 함께해야 나도 올 시즌 목표를 더 정확하게 세울 수 있다"고 바랐다.
1982년생 오승환이 2025시즌 종료와 함께 은퇴해, 고효준은 2026년 새 팀을 찾으면 KBO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가 된다.
1984년생인 노경은(SSG)은 "고효준 선배가 내년에 KBO리그 최고령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왼손 투수는 지금도 찾기 쉽지 않다"고 절친한 선배의 현역 연장을 응원했다.
고효준은 "경은이와 꼭 그라운드에서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