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김광현 계약을 기준점으로 삼지는 않았다. 원클럽맨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있지 않나."
양현종이 FA 시장에 나오면서 김광현(SSG 랜더스)의 계약이 기준점이 될 것이란 시선이 많았다. 김광현은 양현종과 함께 리그 대표 좌완 에이스로 군림한 선수. 김광현은 올 시즌 도중 SSG와 2년 36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고, 양현종의 눈높이는 당연히 36억원부터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KIA 구단은 당연히 양현종의 미래도 고려했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를 대우하는 것에 무게를 뒀다.
양현종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1라운드로 KIA 지명돼 올해까지 무려 18시즌 동안 타이거즈맨으로 뛰었다. 통산 성적은 543경기에 등판해 2656⅔이닝을 던지며 186승, 2185탈삼진,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
|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21년 시즌을 제외하고 18시즌 동안 KIA에 몸담으며 무수히 많은 기록을 써내려 왔다. 매 시즌 KIA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며 리그 최다 선발 출전 1위(442경기), 최다 선발승 1위(184승), 최다 탈삼진 1위, 역대 최다 이닝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닝이터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양현종은 이닝 부문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시즌 리그 최초 10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를 달성했고, 이번 시즌에는 리그 최초로 11시즌 연속 150이닝 투구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양현종은 이제 통산 3000이닝(역대 2번째)과 최다 이닝, 최다승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심 단장은 "그만한(45억원) 가치가 있는 선수니까. 앞으로 던질 선수로서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양현종이 걸어온 길에 대한 구단의 생각이 금액에 담겨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초반 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걸까.
심 단장은 "일단 현종이가 갖고 있는 원클럽맨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책정해서 계약에 임해야 할지 구단이 생각이 제일 많았던 것 같고, 그래서 오랜 시간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현종이의 에이전트와도 계속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떻게 대우하고 예우를 할지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어제(3일) 저녁에 양측의 접점을 찾으면서 급물살을 타 바로 계약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KIA 선발진에 양현종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하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한 시즌 150이닝 이상 책임질 수 있는 국내 투수가 냉정히 없기 때문. 양현종이 계약하면서 외국인 투수 2명과 이의리까지 선발 4자리를 확보가 됐다. 남은 한 자리는 김태형, 황동하, 김도현 등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심 단장은 "양현종이 현재 우리 선발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어린 선수들도 선발진이 꾸려질 것 같은데, 그러면 이닝을 끌어줄 수 있는 선발투수가 특히 초반에는 많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지만, 내년에는 현종이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양현종은 몸 관리를 워낙 잘하는 선수니까 충분히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양현종은 구단과 계약을 마친 뒤 "언제나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마운드에 올랐던 순간마다 보내주신 타이거즈 팬들의 함성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기회를 준 구단에도 감사하다.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뛰는 동안 우승도 해보고 많은 기록을 달성했지만, 아직까지 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유니폼을 벗는 순간까지 꾸준한 모습을 타이거즈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