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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온 불혹의 타격장인 최형우(42).
2년 전 비FA 다년계약으로 KIA 타이거즈와 맺었던 1+1년 최대 22억원 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이지만, 시장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래 지향적인 FA 계약이라고는 해도 2년 전 조건은 충분히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최근 FA 시장은 거품이 끼면서 몸값이 폭등한 상황. 삼성이 참전하면서 경쟁까지 붙었다. 몸값이 오를 만한 여건이 두루 갖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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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의 제시 조건에 관심이 모아졌다. 최대 총액이 26억보다 적지 않았기에 삼성의 2년이 아닌 KIA의 1+1년 제시안이 협상 결렬의 이유로 거론됐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이 부분이 맞다. 최형우는 안정된 2년 보장의 틀 안에서 뛰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1+1년 조건이 삼성으로 온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이미 삼성을 떠나온지 강산이 변할 시간인 10년여가 지났지만, 최형우는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해준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살았다.
은퇴했지만 오승환을 필두로 구자욱, 류지혁 등 친한 선수들도 많다. 오승환 은퇴식 때 최형우는 조연 아닌 주연 처럼 삼성 선수단과 섞여 사랑하는 선배의 마지막 그라운드를 빛냈다. 삼성 후배들은 최형우 선배에게 억지로 삼성의 푸른 모자를 씌우고 사진을 찍게 하는 짓궂은 장난으로 라이온즈 복귀에 대한 희망을 넌지시 표현했다. 그 바람이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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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목표는 우승이고, 왕조재건이다. 최형우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진정성 있는 호소가 타격장인을 흔들었다. 장수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거는 법. 돈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돈을 더 받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지만 최형우는 통 크게 계약 세부사항이 마무리 되기 전에 친정 복귀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 삼성행 확정 기사가 나온 뒤 한참 후에야 공식발표가 나온 이유다.
15억원 보상금 부담까지 안아야 했던 삼성은 최형우에게 더 좋은 조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미 마음을 굳힌 최형우가 쿨하게 페이컷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푸른 유니폼의 최형우 사진이 비로소 공개될 수 있었다.
'타격장인' 최형우에게 중요한 건 돈이 아닌 '왕조재건'을 위한 자신의 쓰임새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