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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언젠가부터 크게 신경쓰지 않게 되더라."
하지만 현장에서는 ABS만으로도 힘든데, 피치클락까지 너무 급격한 변화에 적응이 힘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KBO도 한 발 뺐다. 주자 없을 때는 25초, 있을 때는 20초로 시간을 넉넉하게 줬다. 첫 시즌 적응 차원. 메이저리그는 주자 없을 때 18초, 있을 때 15초로 매우 빡빡하다. 또 가장 큰 혼란을 초래할 뻔 했던 투수판 이탈, 견제 제한 횟수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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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클락은 포수가 마운드에 있는 투수에게 공을 건네고, 투수 글러브 속에 공이 들어갈 때부터 시간이 흘러야 한다. 초반에는 그게 잘 지켜졌다. 그런데 시간 계측을 기계가 하는 게 아니다. 사람이 한다. 가끔 실수가 나올 수는 있지만, 문제는 언젠가부터 시간 계측 자체가 너무 느슨해졌다는 것이다. 투수들이 공을 받을 때부터 카운트가 들어가면 20초도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그런데 그게 지켜지지 않고, 투수가 공 받고 한참 할 루틴 다하고 투구판을 밟을 때부터 시간이 가기 시작했다. 투구판 밟고, 공 던지기까지 20초가 주어지면 위반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A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는 피치클락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 B 감독은 "경기장마다 계측 기준이 다 다르다"고도 했다. C 감독은 "할 거면 제대로 해야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룰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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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입장에서는 적당히 방관해도 될 이유가 있었다. 현장은 당연히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힘든 요소가 없어졌기 때문. 중요한 건 팬심이다. 최근 젊은 팬들은 티켓 구하기 전쟁 속 어렵게 경기장에 갔는데, 이왕이면 야구장에 오래 있고 싶어한다. 야구 인기가 떨어졌을 때, 젊은 팬들을 유입하려면 지루한 경기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시작된 게 피치클락인데 현실적으로 흥행 측면에서는 전혀 필요없는 제도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런 가운데 KBO는 최근 실행위원회를 통해 피치클락을 주자 없을 때 25초에서 23초로, 주자 있을 때 20초에서 18초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올시즌 처럼 계측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시간을 줄인 효과는 거의 나오지 않을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